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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전문 변호사 고은결입니다.”
“…….”
“당신 남편이 고용한.”
문을 열고 보이는 것은 너다.
나를 사랑했던, 내가 사랑했던. 내가 아는 너였다.
'평생 불행해 버려.'
불행하라고 저주하던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6년 전 헤어진 너와 나는 그렇게 다시 만났다.
이혼 전문 변호사와 고용인의 아내로.
그 시절, 우리가 도망치듯 떠나왔던
아픈 사랑의 흔적 속에서
너와 나는 비로소 서로를 마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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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량
차가운 머리에 뜨거운 가슴을 가진 여자사람.
그저 오랫동안 글을 쓰며 밥벌이할 수 있길 소망하는 보통의 글쟁이.
출간작
사랑이 되는 순간
출몰지
로맨티시즘 702호 (http://cafe.daum.net/romanticism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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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뜻대로 불행한데, 왜 왔어?”
내 물음에도 너는 눈을 감고서 내 이름을 부른다. 참 많이 듣고 싶어 했었다, 네가 부르는 내 이름을.
너와 헤어지고,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고, 지난날의 모든 것과 단절한 후에도 그랬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혼자 거리를 돌아다니다 등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너와 널 향해 돌아보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못된 우연을 바란 적이 있었다. 차라리 지금이 아니라 그때여야 했다. 너는 그때 잠깐 내 이름을 부르고, 나는 잠깐 너를 돌아보고 그렇게 끝났어야 했다.
차라리 여기서 시간이 멈춰 버렸으면 좋겠다고, 이대로 여기서 모든 게 끝나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이와 나의 결혼사진이 걸린 집에 너와 나, 참 어울리지 않는 이 장면에서 모든 게 그대로 멈춰 버렸으면 좋겠다고…….
술에 취해 잠든 너의 잠꼬대. 네가 부르는 내 이름. 이 부조리한 상황이 애틋하게 느껴졌다. 그런 내가 싫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앞의 네가 꿈만 같아서 자꾸만 허공중에서 널 향해 다가가던 손이 멈칫거렸다. 닿는 순간 사라져 버릴까 봐.
“지금 네 꿈속의 나는 어떤 모습이야?”
나는 대답 없는 너에게 조심스레 손을 뻗어본다. 떨리는 손끝이 너의 뺨에 닿았다. 따스한 온기에 눈물이 흐른다. 사라져 버릴 것만 같은 너는 그 자리에 그대로였다. 다시는 볼 수도 만 질 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던 너였다.
긴 시간이 흐른 지금의 너는 다시 만나서도, 만져서도 안되는 사람인데 넌 자꾸만 나를 찾아와 내 이름을 부른다. 난 또 그런 너를 보고, 듣고, 지금 이렇게 너를 만지고. 나는 너를 피해가고 싶지만 피해갈 수가 없다.
“은결아…….”
사방이 너로 가로막힌 느낌. 너라는 감옥에서 나는 네가 자물쇠를 열고 꺼내줄 때까지 나올 수 없는 죄수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차라리 정말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네가 너무 보고 싶어져서, 네 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그런 내 꿈에 네가 찾아와 준 거라면 좋겠다. 지금 이 상황이 그렇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똥 아니야.”
술 취한 너의 잠꼬대에 울던 나는 웃고 만다. 끝없는 눈물이 흐르는 얼굴 위로 웃음이 번진다. 나는 잠이 든 네 앞에서 긴장을 놓은 채 울며, 웃으며 아주 작게 네가 듣지 못할 말을 혼자 속삭였다.
“그래, 맞아. 아니야. 넌 나한테 그런 사람 아니야.”
네가 더러워서 피해가고 싶은 똥이라고 했던 말은 거짓말이다.
“나한테 너는 그런 사람일 수 없어.”
너는 나에게 예고 없이 갑자기 내린 비다. 준비된 우산은 없고, 이 비를 맞지 않고는 어디로도 갈 수 없는 그런 비. 그저 할 수 있는 건 지금 내리는 이 비가 한때의 소나기이길, 어서 빨리 이 비구름이 물러나길 기다릴 수밖에 없는 그런 비. 나는 너라는 비에 젖는 것이 두려워 이 비가 그치길 기다리는 우산 없는 사람이다. 내 주변에 네가 내린다.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네가, 소나기이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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