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림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현재까지 쭈욱, 한 사람만 좋아했다.
그를 향한 마음을 조용히 다이어리에 쏟아내며 5년의 짝사랑을 지켜가던 어느 날……!
다이어리가 없어졌다.

온 학교를 이 잡듯 뒤져 봤지만 도무지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었다.
하루, 이틀, 사흘…… 일주일.
분실한 다이어리를 주웠다며 낯선 남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알고 봤더니 세림이 좋아하는 그와 같은 과 동기 이시준.

“공짜로는 못 돌려주지.”

“그럼 혹시 사례를…….”

“태종대학교 05학번 국어국문과 은세림, 그리고 같은 학교 의예과 05학번 박영우.”

“호, 혹시…… 다이어리 안의 내용 보셨어요? 그런 거예요?”

“그리고……. 같은 학교 의예과 05학번 이시준, 나야.”

과 동기가 주워갔을 거란 최악의 생각은 해본 적 없다고!

차해성
RoyalBlue

▶ 출간작
초코라떼

시원한 바람이 잔물결처럼 퍼지던 공원에서의 그날,
떨어지는 굵은 빗줄기를 보며 내 마음 전하던 별장에서의 그날,
후덥지근한 바람을 맞으며 함께 걸었던 강변에서의 그날.

끝나지 않을 것처럼 이어지던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키스,
귓가에 조용히 내려앉는 미풍을 느끼며 나누던 달콤했던 입맞춤,
여우비 내리는 카페 거리에서 나누던 깃털만큼 가벼웠던 숨결,

햇살 무리와 함께 몽실몽실 섞이던 너의 포근한 피아노 선율,
앞으로 보낼 날들 속에 공유하던 시간,
너와 함께한 순간,
기억,
또 바람.

아름다운 시절의 한순간,

들려? 너를 좋아한다는 내 심장 소리가.
닿았으면 좋겠어. 가슴속에서 메아리치는 이 말이.
좋아해.
너를 너무 좋아해, 시준아.
내일은 너에게 말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