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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재…… 당신, 지옥으로 갈 준비 되었나 모르겠네.”

“기꺼이.”

“그래? 그럼 간단하네. 결혼해, 나하고.”



신하연, 처음부터 그녀는 ‘동생’이 아닌 ‘여자’였다.
남들이 패륜이라 하든, 짐승이라 하든 아무 상관없었다.
그 아이만 가질 수 있다면,
그 아이만 내 것이 될 수 있다면.
하지만, 그녀는 연인이 있는 다른 남자를 빼앗기 위해 가족을 저버렸고,
그는 다른 남자의 연인이 된 그녀를 용서할 수 없었다.
그리고 8년 후, 그녀가 돌아왔다,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악독한 마녀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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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하고 결혼…….”

“처음부터 오빠에게 지옥을 보여 주겠다고 분명히 말한 것 같은데.”

“나만 지옥에 살지 않을 거다. 날 아프게 하면 나도 널 아프게 할 거야. 네가 물어뜯으면 나 역시 똑같이 널 물어뜯을 거야.”

신윤재, 그를 마음에 품으면서부터 죄의식을 느껴야 했다.
그녀에게 그는 ‘오빠’가 아닌 ‘남자’였기에.
그래서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그의 곁에 머물려 했다.
그러나 가족이라 믿었던 어머니의 모진 비난과 거짓으로 인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그에게 버림을 받았을 때,
모든 것은 변해 버렸다.
그리고 8년 후, 신하연이 아닌 권하연이 되어 그에게 돌아왔다,
그토록 자신을 아프게 한 그의 인생을 지옥으로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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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선

필명 소나기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을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세 남자와 매일 싸우는 게 하루 일과.

출간작
<후견인>, <루비레드>, <잔인한 사랑>, <가면>, <카인과 아벨>, <부부>, <지독한 거짓말>, <피의 베일>, <넌 내게 지옥이었어>, <되찾은 약혼녀>, <아내>, <레드 러브>, <백설화>, <도령>, <홍분지기>, <이혼녀> 외 다수

“주식 넘겨.”

“내가 그런 것에 넘어갈 거라 생각했다면 다른 데 가서 알아보지.”

“내가 못할 것 같나?”

“아니, 할 거야. 신윤재 사장, 당신은 인간도 아니니까. 충분히 하고도 남을 사람이지. 하지만 내가 그렇게 쉽게 당할 거라 생각해? 나한테는 그쪽을 쓰러트릴 게 없다고 생각하나 본데…… 기자들이 어떤 기사에 더 흥미를 느낄까?”

“그거야 알 수 없지. 하지만 너와 나의 싸움보다 문스톤의 모델에 대한 관심이 더 클 것 같은데.”
그의 말이 틀렸다고 강하게 부인할 수는 없었다. 이미 오래전 일이었지만 광고는 겨우 한 달짜리였다.

“진흙탕에 제대로 굴러 보자고. 주식을 갖지 못할 바에는 더러운 싸움도 기꺼이 불사할 생각이거든.”

“내가 정말 못할 거라고 생각해? 잘 생각해 봐. 입양되었다 파양된 여자아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안다면 오성 그룹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텐데.”

“내가 묻고 싶은 말인데, 정말 할 자신 있어?”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뒷조사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으나 대단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해보겠다는 건가?”

“먼저 날 자극한 건 신 사장 당신이잖아!”

“권하연! 더는 안 돼, 더 이상은! 까불지 말라고 했지? 넌 내 상대가 아니야.”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지. 날 까발리겠다고? 나 역시 신수호 회장이 입양했던 딸을 파양시켰다는 뉴스…… 흡!”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대항할 수조차 없었다. 그녀 안의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릴 정도로 격렬한 입맞춤이었다.

“어…… 어떻…… 나한테…….”

“왜, 동생이라서? 천만에! 저번에도 말했잖아. 난 한 번도 널 내 동생이라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지금 키스가 답이 되었을 텐데?”

“저질!”

“나에 대해서 알려면 아직도 멀었어. 그보다 이제 원하는 것 말해. 그런 삼류 기사 내보낼 생각 아니라는 것 알고 있어. 만약 너와 내가 동시에 기사를 내면 아주 볼 만하겠구
나.”

“더러운 자식.”

“네가 그렇게 말 안 해도 나 스스로 얼마나 더러운지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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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설명해야 할 게 많을 텐데.”

“오빠한테 설명할 것은 하나도 없어요. 집에서 나간 순간부터 아무 상관이…….”

“그랬지. 하지만 우린 결혼을 했고, 너한테 내가 첫 남자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

“미워!”

“마음껏 미워해. 하지만 내가 널 미워하는 것만큼 날 미워할 수 있을까?”

“나중에 후회할 거야. 미치도록 후회할 거라고!”
아무래도 좋았다. 나중에 후회한다 할지라도 지금은 아무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겁에 질린 듯 물러서는 그녀의 몸을 끌어당겼다.

“오빠는 항상 틀렸어. 날 좋아한다고 했으면서 가장 아프게 했어.”

“더 아프게 할 거다. 네가 살려 달라고 할 때까지 아프게 할 거야.”

“내가 가만둘 것 같아!”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집어삼킬 듯 입술을 겹쳤고, 그녀 안의 피 한 방울까지 삼켜 버릴 것처럼 도망치는 혀를 빨아 당겼다.

“나를 가졌다고, 마음까지 가질 수 있을 거라 착각하지 마.”

“마음 따윈 필요 없어. 권하연, 우리 관계…… 거래잖아.”

“안 줄 거야, 한 개도. 머리카락 한 올도!”

“꿈도 꾸지 마. 네 몸의 피 한 방울, 머리카락 한 올까지 나 신윤재의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