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같이 단단하지만 연애에서만큼은 어수룩한 여자 강민경.
화보 속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미남 배우 이강원.

삼십 대 이혼한 여 변호사와 스타 연예인과의 아슬아슬한 밀당 로맨스.
공개 연애 후, 과연 그들 연애의 끝은……?

여자 나이 서른둘.
이쯤 되는 여자라면 당연히 평생 함께할 배우자와의 결혼을 생각할 나이였지,
연예인 뒤꽁무니를 쫓아다닐 나이는 분명 아니란 걸 그녀도 알았다.

“나는 그냥 배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가요? 강민경 씨에게…….”
“우리가 어떤 관계가 되길 바라냐고 묻는 건가요? 바라지 않아요, 아무것도…….
나는 그저 강원 씨 팬이고, 당신은 연예인이에요!”
“연예인과는 연애할 수 없다는 말로 들리네요?”

“그러는 그쪽은 팬과 연애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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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자유로운 인생을 살고자 하는 여자.
작가가 되고자 18세부터 소설을 썼다.

*전문 분야: 감성 로맨스 소설
*혈액형: 욱하고 오버 잘하고 오지랖 넓은 O형
*현재 다양한 장르의 미공개작들을 손보면서 지내고 있다.
*에피루스 연재 중
*블로그 : http://blog.naver.com/loveiiii
*메일 : l-o-v-e2025@hanmail.net

<출간작>
우리 사랑할까요
말랑말랑 러브
맹렬하게 사랑하라
남자가 되어 돌아온 그 녀석
스타일에 반하다
태양에 안기다
목마른 열병 外
<이북>
아름다운 연인
후원자의 여자
섹시한 파트너
갈망,12월의 열애 外

고민 끝에 민경은 강원의 촬영장을 찾아갔다. 멀리서 그로 보이는 실루엣을 포착했다. 민경은 그냥 오늘 계획 없이 그를 놀라게 해 주고 싶어 아무런 연락이나 언질도 없이 대구의 한 야외 세트 촬영장에 찾아왔다. 민경은 싸 온 도시락을 꼼꼼히 챙겨 스태프들에게 곧장 나눠 주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챙겼다.

“오늘 점심은 배우 이강원 씨가 쏜답니다.”

“근데 누구에요, 저 사람은?”
스태프들이 일제히 도시락을 열심히 나눠 주고 있는 민경에게로 시선을 준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물음에 강원은 주저함이 없이 대답했다.

“제 여자 친구요.”
민경은 강원의 기습 발언에 어쩔 수 없이 모든 스태프들의 다소 쑥스러우면서 부담스런 시선을 일제히 받아야 했다.

“오~! 축하해!”
갑작스레 터진 그의 발언에 스태프들은 일제히 축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민경은 그가 촬영을 마칠 때까지 뒤편에서 내내 추위에 떨며 기다렸다. 강원이 대사 하나하나까지 정성 들여 읊고 있는 게 심장에까지 느껴졌다. 그는 천생 배우였다. 눈물을 자유자재로 흘리고 자신의 감정에 감춤이 없이 솔직했다. 그의 목소리는 듣고 있는 사람의 심금마저 울리게 했다.
강원은 그녀의 잃어버린 꿈을 응원해 주는 한 사람이었다. 그가 선물해 준 그 카메라의 의미를 결코 간과할 수가 없었다.

“추웠을 텐데…… 많이 기다렸죠?”
오늘의 액션 신을 모두 마치고 촬영 스태프들이 서둘러 장비를 챙기고 있을 때쯤, 바람 소리 하나 내지 않고 강원이 그녀에게 다가와 묻고 있었다.

“이제 가요, 내 차로 와요!”
그를 따라 그의 벤에 탔다. 매니저가 직접 모는 차였다. 그런데 강원은 매니저에게 부탁해 자신이 직접 운전하겠다고 말하고는 그녀를 옆자리에 소중하게 태웠다. 선탠이 짙게 되어 있는 게 과연 연예인 차다웠다. 이제야 그녀는 ‘연예인의 여자’가 된 게 실감이 났다.

“안전벨트 매요. 자, 그럼 출발합시다.”
그가 차를 빼자, 그 유명한 운전하는 남자의 섹시한 목젖도 보였다. 어디 하나 안 멋있는 게 없는 사람이었다.

“이제 공개 연애……하게 되는 거겠죠? 우리.”

“왜요? 겁나요?”

“아니요!”

“설마!”

“솔직히 조금 부담은 돼요. 일반인인 내가 배우 이강원 씨의 여자 친구로 사람들에게 알려진다는 게.”

“어떻게 그런 기특한 결정을 내렸어요? 분명 전에 싫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내게 카메라 선물 줬었죠?”
강원은 민경의 옆에서 계속 그녀를 바라만 보았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는 듯.

“나…… 겁쟁이 맞아요!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기 싫어서 용기도 못 내고 내가 하고 싶은 것까지 다 포기했었어요. 그리고 하마터면 싹 다 잊어버릴 뻔했어요. 강원 씨가 내게 다시 카메라를 내밀지만 않았다면 나 아마 포기했을 거예요. 까맣게 잊고 살았겠죠.”

“사진…… 그렇게나 많이 찍고 싶었던 건가요?”

“엄마는 내가 유능한 변호사가 되길 바라셨죠. 아버지 닮은 내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하셨어요. 그래서 나는 엄마 앞에서 지금껏 아버지 닮은 내 모습을 숨겨야만 했어요.”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기분이었을지, 강원은 그 말에서 이미 느끼고도 남았다.

“내가 오히려 고마워요.”
강원은 창밖을 바라보며 그렇게 대답했다.

“자, 그럼 이제 우리 용기 내어 나가 봅시다.”
민경은 그의 그 까만 밴에서 곧장 내려 공원으로 그의 손을 잡고 걸어 나갔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탁 트인 공원을 그와 함께 손을 잡고 용기 내어 걸어 보았다. 간혹 사람들이 강원을 알아보고 사진을 무작위로 찍어 대기도 했다. 당연히 이번엔 그녀도 함께 찍혔다. 그동안 느껴 보지 못했던 가장 홀가분한 데이트를 그들은 즐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