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중성화 수술 1000회에 빛나는
베테랑 수의사 그녀 배봄
VS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고자로 만들 수 없다!
이성의 화신, 정신과 의사 황태제


“이 수술 못하겠습니다. 아니, 안 시키겠습니다!”

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시키겠다며 온 건 언제고,
수술실에 난입하여 동물 권리 옹호 연설을 펼치고 튄 획기적인 진상.
화보 찍다 감독에게 뺨 맞고 뛰쳐나온 모델 같은 외모이지만
최악의 첫인상을 기록한 이 남자 황태제, 알고 보니 같은 대학 선배다.
그 인연으로 아웅다웅 부딪치는 사이,
태제가 맡아 둔 은사의 고양이 루이가 가출하는 대사건이 벌어진다.

한 마리 고양이의 운명을 두고 태격태격하던 그들의 마음에
새콤달콩 살랑살랑 봄빛이 물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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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뭐지요?”
“황태제입니다.”
“황태제? 아아, 황태를 좋아하는 고양이인가 봐요. 수컷인가요?”
“그건 내 이름이라고!”

한국 정신의학계의 슈퍼루키이자, 냉철한 이성과 완벽한 외모를 갖춘 황태제. 그에게 약점이 있다면 비위가 좀 약하다는 정도일까? 이론무장, 냉철한 그의 머릿속이 당돌한 베테랑 수의사 배봄을 만나고부터 배배 꼬이기 시작했다!

‘생물학에서 인간의 두뇌 발달로 본 인류의 지위’를 테마로 논문을 쓰던 그. 어느 날 해외 학회에 나간 은사로부터 특명이 떨어진다. 애묘 ‘루이’를 중성화 수술로 유명한 ‘봄빛 동물 병원’에 맡겨 중성화 시켜 달라는 것. 탐탁지 않은 심정으로 봄빛 동물 병원에 찾아간 그는 빠글빠글 딸기색 파마머리, 자그마한 체구의 당찬 수의사 봄과 만난다. 그리고 문제의 수술에 들어가려는 순간, 동물을 ‘고자’로 만든다는 거부감을 참지 못한 태제는 수술실에서 루이를 납치하고 튀어 버린다.

서로에게 최악의 첫 만남을 치른 두 사람. 그런데 태제는 알고 보니 봄의 대학 선배였다. 그 인연으로 봄은 태제의 논문에 필요한 동물의 뇌구조 자료를 주기로 한다. 서로 루이의 중성화에 대해 티격태격하던 중, 태제의 오피스텔에서 루이가 가출해 버린다. 두 사람이 간절하게 루이의 행방을 찾아다니는 동안, 인근 지역에서 고양이들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사건까지 벌어지는데…….

까칠하지만 은근히 귀여운 남자와 강단 있지만 속 여린 여자의, ‘티격태격부터 알콩달콩까지’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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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로맨티시스트 남편과 알콩달콩 살며
치명적 멜로의 팜므파탈을 꿈꾸지만,
현실은 번번이 코미디로 끝나는 해피엔딩 로맨스 마니아.

“핀란드는 배봄 씨에게 어떤 이미지야?”

“울창한 침엽수림, 아름다운 숲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도…… 고양이들이 잘 살 것 같아요. 그리고 휘……바.”

“휘바?”

태제가 눈살을 찌푸렸다. 봄이 두 손을 위로 올리고 휘바휘바, 하면서 자일리톨 껌을 광고하던 핀란드 아저씨가 추던 춤을 흉내 냈다. 광고를 본 적 없는지 그런 그녀를 보는 태제의 표정에 변화가 없자 봄이 손을 내리고 춤추는 것을 그만두었다. 재미없어졌다.

“그래요. 난 핀란드에 대해서 잘 몰라요. 그따위의 지식이 전붑니다! 물론 궁금하시겠지요, 핀란드에 대해 이 정도밖에 모르는 사람인데 그 나라의 작가를 안다는 게!”

“알긴 아는군. 그런데 이 책, 꽤 재미있어.”

“이미 읽어 보셨다는 뜻?”

“응.”

“그럼 왜 다 읽은 책을 사러 오셨어요?”

“선물하려고.”

“네?”

“좋아할 것 같았거든.”
누구에게라고 물어볼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그의 눈이 똑바로 그녀를 향해 있었으니까.

“읽는 내내 소소한 유머들이 얽혀 있어. 마치 배봄 씨의 인생을 보는 것처럼.”
흥미롭다는 듯 관찰하는 눈빛이 아니다. 지금 그는……. 사랑에 빠진 눈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