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과의 진정한 합방만이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야.

저주로 인해 점차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잃고 짐승에 가까운 모습이 되어야만 했던 문은규.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여인과의 합방이라니.
하지만 그것 역시 쉽지 않은데…….

“젠장! 이번엔 다를 거라더니!”

매번 그의 손만 보고도 기절하는 여인네들 때문에 23살이 되도록
그는 아직…… 숫총각이었다.

하나, 짚신도 짝이 있다고 그런 그를 위해 용감하게 옷고름을 푼 여인, 김슬아.
성(性)에 대해 무식한 그녀의 행동은 은규를 점점 미치게 하는데…….

아내 앞에만 서면 짐승으로 돌변하는 선비 문은규의 말괄량이 선녀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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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금(鄭秘昑)

늘 글이 읽고 싶다. 늘 글이 쓰고 싶다.
내가 다른 이의 글에 감동 받듯, 나 또한 다른 분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고 싶다.

출간작
종이책 - 수월연심, 첫 눈 속을 걷다 (단편집)
이북 - 수월연심(무림세가), 시간은 흘러도 사랑은 흐르지 않는다,
속 좁은 그녀의 속 사정(19금)

“거참 신기하네. 여긴 왜 털이 없지?”

슬아가 본 그의 가슴에서 유일하게 털 없이 매끈한 곳은 바로 그의 유두가 있는 곳이었다.

‘제발…… 사고 치지 말고 그냥 나가라고!’

은규의 속마음을 꿈에도 모르는 슬아는 제 호기심을 채우기에 바빴다.
눈을 감고 있는 은규는 지금 슬아가 어떤 짓을 저지를지 알지도 못하는 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슬아가 다음에 무슨 짓을 할지 알았다면 절대 눈을 감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 순간, 은규는 슬아의 돌발 행동에 가까스로 숨을 삼켰다. 호기심 많은 그녀의 손이 은규의 젖꼭지를 건드리고 말았다. 참을 수 없는 전율이 은규를 관통했다. 등줄기에 식은땀마저 고였다.

“이건 또 무슨 조화야? 건드리니까 딱딱해지면서 발딱 서네. 어디 다시 한 번…….”
슬아는 이번엔 아예 그의 가슴 근처를 자신의 손으로 살살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러자 유두가 더욱 딱딱해졌다.

“우와! 신기하네. 어디 이쪽도…… 어? 이쪽은 좀 다쳤네. 피가 아직 스며 나오네. 여긴 삼월 아비가 못 봤나? 왜 상처를 치료하지 않은 거야? 진짜 많이 아팠겠다.”
슬아의 눈에 안타까움이 번지며 그를 향해 측은하고 미안한 눈빛을 보냈다. 그러다가 그녀의 눈이 반짝하고 빛났다. 슬아를 아는 사람이 본다면 이것은 불길한 징조라 생각했을 것이다. 무슨 사고를 치기 직전에 항상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눈동자였으니까.

“그래, 그렇지! 다치면 늘 했던 처방을 하면 낫겠지? 어휴, 근데 아까부터 아무것도 못 먹어서 침도 제대로 안 나오는데 어쩌지…….”

‘갑자기 침은 왜?’
은규는 슬아의 말이 이해되지 않아 점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어쩔 수 없지 뭐, 어차피 이 사람 깊은 잠에 빠진 것 같은데, 뭘 하든 어떻게 알겠어. 생명의 은인이고, 서방님이니 부끄럽다고 외면할 수는 없지.”
슬아는 결심했다는 듯이 결연한 표정으로 그에게 좀 더 다가갔다. 그녀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자신이 생각해도 부끄러운 짓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행동하는 데 망설이진 않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은규는 눈을 더 이상 감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고개를 숙여 그의 상처 입은 유두에 혀를 대고 침을 묻혔다. 찌르르 하는 전율로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순간이었다.

“허윽!”
속으로만 참았던 신음을 내뱉으며 은규가 벌떡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