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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했지. 끝은 내가 그만두고 싶을 때까지라고.”
“다른 여자를…… 안고 싶을 때까지라는 말도 했었죠.”

인영은 허탈하게 웃었다. 꿋꿋이 잘 버티고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

“웃음이 나올 정도로 여유가 있는 건가?”
“그럼 울까요?”

정말 펑펑 울었으면 좋겠다. 살면서 단 한 번도 큰 욕심을 낸 적은 없었다. 허황된 꿈을 꾼 적도 없다. 사는 게 계단이라면 하나씩 밟아서 올라가는 법밖에 몰랐다. 그래도 힘든 줄 모르고 살았는데, 지금은 힘들다. 너무 아프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줄 알아?”
“상관없어요.”
온몸의 감각이 그를 향해 있었다. 미운데, 미워 죽겠는데 멈춰지질 않았다.

“널 여기서 안는 생각을 하는데도?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골목길, 옷을 벗기고 네 몸속 깊숙이 파고들어…….”

“마음대로 해요.”

“뭐?”
인영은 그의 검은 눈동자가 섬광처럼 빛나는 것을 보았다. 놀란 듯했다. 그러지 말라고, 제발 그렇게까지는 하지 말라고 애원이라도 할 줄 알았겠지. 그러나 인영은 어디 마음대로 해 보라며 눈에 힘을 주고 그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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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린


출간작 :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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