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잡이, 나올 때 안경 쓰고 나와. 오늘은 지적인 여자랑 얘기 좀 하게.”

“뭐?”

“몰랐어? 너 안경 쓰면 지적이고, 벗으면 섹시하잖아. 내겐 둘 다 치명적이야.”



그 누구도 그의 마음속에 들어올 수 없었다,
너무도 사랑했던 그 사람을 잃은 뒤로.
그런 그의 심장 속으로 너무나 쉽게 파고든
치명적 유혹의 그녀, 주다영.

7년 만에 다시 찾은 그녀가 그를 흔든다,
마음 깊은 곳, 숨겨 둔 욕망까지.
그에게만 보이는 안경 너머의 뜨거운 눈빛으로
그를 유혹한다!

섹시하게, 때론 지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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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인

전국을 누비며 나라에 충성하는 신랑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세 아이를 키우는 열혈 글쟁이.
생애 마지막, 자판을 두드리는 그날까지
누군가의 가슴에 여운이 남는 글을 쓰는 게 소망이다.

로망띠끄와 다음 작가 연합 까페 『로맨스 화원 - http://cafe.daum.net/holic-story』에 가끔씩 모습을 드러냄.

이메일 lemon7511@hanmail.net

▶ 출간작
2008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가장 재미있는 단편소설집 『빨간구두』- 일반소설‘바람이 머무는 풍경’
꿈속의 연인
그들만의 특별한 사랑코스
최 씨 일가의 좌충우돌 사랑 찾기 1, 2권

▶ 예정작
처녀로 살아남기
퍼펙트 맨

“우리 결혼해야지!”

“누가 너하고 결혼한다고 했어?”

“그럼? 어제 나랑 그러고 다른 놈이랑 결혼할 생각이었어?”

“그런 말이 아니잖아.”

“잔말 말고, 조만간 시간 내서 부모님께 인사드리자. 뭐, 우리 쪽은 천천히 해도 상관없으니까 너희 부모님 먼저 찾아뵙자!”

“야! 누가 너하고 결혼한다고 했어? 책임감 때문이라면 됐어! 세상에, 하룻밤 같이 잤다고 결혼하는 사람이 어디 있니?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내가 책임지라고 한 것도 아니잖아?”

“내가 책임진다잖아. 그런데 뭐가 문제야?”

“누가 책임지라고 했냐고? 그럴 필요 없다니까!”

“싫어. 내가 책임질 거야.”

뭔가 이상했다. 뒤통수가 당기는 이 싸한 느낌. 설마?

“이호준! 너 직업이 뭐야?”

“나? 갑자기 그건 왜 물어? 이제라도 신상 파악하게? 걱정 마, 나 괜찮은 놈이야.”

“잔말 말고 말해 봐. 너 직업이 뭐야?”

“교육하고 건설 쪽 일 같이 하고 있는데, 지금은 건설 쪽이라고 봐야겠지.”

“명함 있어, 없어?”

그녀는 성큼성큼 걸어가 그의 지갑을 열어 봤다. 꽤 많은 현금과 카드가 들어 있었다. 반대쪽을 열어 보니 명함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 많은 명함 가운데 그의 이름은 하나도 없었다.

“너 명함 없니? 네 명함은 없고 왜 남의 명함만 이렇게 많이 넣고 다녀? 제일 재단, 실장 이제일? 이 사람은 누구길래 명함이 열 장이나 들어 있어?”

“저, 그게 말이야.”

“너, 머리 굴리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 봐.”

“어! 아, 그러니까…….”

“너, 아무래도 사람 잘못 선택한 것 같다.”

뜬금없는 그녀의 말에 호준은 어리둥절했다.

“나 빈털터리니까 애초에 돈 뜯어낼 생각은 안 하는 게 나을 거야!”

“주다영! 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기껏해야 이 집 전세금이 다야. 그런데 그건 절대로 건드리지 않을 거니까 일찍 포기하
는 게 나을 거라고.”

“그러니까 무슨 소릴 하는 거냐고?”

“이호준, 좀 착실하게 살아. 다른 여자들은 네 그 반반한 얼굴에 혹해서 넘어갔을지 몰
라도 난 아니다. 나한텐 그럴 여유 같은 거 없어.”

“야, 안경잡이!”

“왜, 내가 틀린 말 했어? 아무리 내가 처음이어도 네 솜씨가 좋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
어. 그러니까 정신 차리라고…… 아악!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그래서? 너는 안 넘어오셨다?”

“나, 나는, 그러니까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부잣집 딸도 아니고…….”

“그래서? 너는 아직 나한테 안 넘어왔다는 소리지?”

“내 말은 그게 아니라…….”

“그럼 넘어오게 만들면 되는거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