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 자고로 커야 된다니까? 인물 뜯어먹고 살 것도 아니고. 우리 같은 처지에 밤에라도 즐거움이 있어야 사는 맛이 나지. 안 그려? 흐흐흐.”
“말하면 뭐해? 솔직히 간밤에 죽는 줄 알았다니까?”
뒤
아흔 아홉 개의 뒤꼬리 감춘 불여우.
엉큼한 시선을 가진 허우대 멀쩡한 늑대.
그 누가 알아볼까나.
아무도 모르는 것, 오직 정분난 남녀만 아는 것.

한평생 살아도 잘 모르는 여우의 속내.
천의 얼굴을 가진 여우를 잡은 것은 늑대의 정력.
밤마다 야한 괴성 소리 드높아라.
토깽이 울 자식들 무더기로 생겨났네.

무심한 세월은 자꾸 멀어져 가고
탱탱했던 것이 늘어지니
어차피 살아 본 것 내 것이 최고라고 여기니
행복한 웃음이 사방으로 넘쳐나는 구나.


단발까까에서는 발행일기준 2개월內 로맨스, 일반소설,신간을 정가30%에 매입 합니다.( 만화, 야오이만화소설은 제외)

이 경 지음
필명 : 어여쁜 엄마

로맨스를 읽고 쓰며 생각하는.
글을 좋아하는 어여쁜 사람.

출 간 작
「앙큼한 순이의 남자 철이」
「강하지를 잡아라」
「주군의 신부」
「여우 굴속에 들어간 까칠 남」
「라이」

한국의 전래동화건, 외국의 명작들이건, 있는 대로 다 읽으면서 많이 행복했던 적이 있었던 기억이 이 글을 쓰므로 인해서 어렴풋이 생각이 났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도 되었다가, 동물도 되었다가, 어떤 때는 사물로 변해서 저 혼자만의 상상을 집어넣은 적도 있었습니다.
책 속의 주인공이 된다는 생각만 해도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이야기속의 주인공. 책 속에서는 오로지 내 의지대로, 내 상상대로, 내가 현실에서는 할 수 없었던 것을, 이야기 속에서 거뜬하게 할 수 있었을 때는 정말 통쾌하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때로는 슬픈 주인공의 이야기에 젖어서 울고 있을 때는, 딸의 또 우냐는 고함 소리에 화들짝 놀란 적도 있었습니다.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책을 읽으면서 눈물 질질 짜는 사람은 세상에서 엄마밖에 없다고 하면서 혀를 차는 딸아이의 모습을 볼 때면 솔직히 약간 창피함도 있었습니다. 나이 먹어서 주책부리나 싶을 정도로 가슴 한쪽이 싸해지더군요.
그래도 로맨스 책을 손에 잡으면 행복하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 수밖에요. 누가 주위에서 유치하다, 무슨 로맨스 책을 아직도 읽고 있냐? 하는 소리를 들을 땐 솔직히 살짝 얼굴이 상기되어졌지요. 속으로는 따지고 싶었습니다.
‘너희들은 내가 로맨스 책을 읽는데 도움은커녕 훼방만 놓는 방해꾼일 뿐이다. 다 저리가라. 내 즐거움을 방해하지 말라.’
조금은 속이 시원해지더군요. 후후.
솔직히 조금은 두렵기도 했습니다. 제 마음속에 있던 이야기가 또 하나의 책으로 만들어져 세상에 나오게 되었으니까요.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런 저에게 딸아이가 용기를 주더군요. 엄마가 행복해 하면서 로맨스 책을 읽고, 쓸 때마다 그걸 지켜보는 자신 또한 행복하다고, 뭐라 툴툴대는 자신이지만 그래도 가슴 한쪽으로는 아직도 소녀 같이 여린 감성을 가진 엄마가 좋다고. 그 말이 참 따스하게 한 동안 제 가슴을 덮었습니다.
내일은 딸아이가 좋아하는 삼겹살이나 구워야겠습니다. 배부르게 먹이면 좋은 말들이 딸아이 입에서 더 나오지 않을까요? 후후후.

한동안 글에 집중을 못해 이리저리 방황하는 저에게 글을 계속 쓰라고 재촉해대는 작가님들. 잊지 않고 자극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이 이야기가 책으로 나올 수 있게 도와주신 출판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1년 가을 문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