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현.”

“왜?”

“너 그때 안 자고 있었지?”

“언제?”

“보건실에서.”


도대체 왜? 아니, 도대체 왜 그랬을까?
매사 까칠하고 인사조차 받아 주지 않던 하태준이,
도대체 왜 그날 몰래 뽀뽀를 하고 간 걸까?
잘생긴 얼굴에, 탄탄하게 잘빠진 몸매, 좋은 집안 덕분에
모든 여학생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하태준이,
공부 잘하는 것 빼면 특별할 것도 없는
미운 오리 새끼 주지현을 좋아한다고?
그게 사실이라고?
도대체 믿을 수가 없어!

까칠남 하태준과 도도녀 주지현의 알콩달콩 첫사랑 순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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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경
필명: 키렌

감수성을 타고났다는 AB형에 물고기자리.
아직은 살아갈 날이, 사랑할 날이 더 많은 나이.

‘로망띠끄’에서 활동 중.

[출간작]
달빛로맨스
달콤한 프러포즈
천국보다 더 아름다운
라르고
스위트민트

[연재 예정작]
타이밍
그대라는 나라

“하태준.”

“왜?”

“잠깐, 잠깐 얘기 좀 해.”

“무슨?”

“잠깐이면 돼.”

“뭔데?”

“손, 손은 괜찮아?”

“어.”

일단 말은 던졌는데 그 후의 본질적인 얘기는 시작도 못하고 있는 지현이었다. 그런 지현을 바라보던 태준은 점차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싫다고 하더니만 이제 와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주지현.”

“어?”

“할 말 있다며? 없으면 간다.”
태준이 다시 지현을 스쳐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지현은 다급한 마음에 태준의 손목을 양손으로 움켜잡고는 말했다.

“나, 너 좋아해.”

“……뭐?”

“나…… 너 좋아한다고.”

“야, 주지현. 너 지금 장난하냐? 너 내가 사귀자고 했을 때 뭐라고 했냐? 아무런 말도 안 했거든? 내가 좋아한다고 했을 때도 그냥 그래, 라고 했지. 그리고 내가 나 싫으냐고 물었을 때 너 아무런 말도 안 했거든? 그래 놓고 이제 와서 나 좋다고? 너 진짜 장난하냐?”

“내가 너 싫다고 했어?”

“뭐?”

“내가 너 싫다고 했냐고. 아니잖아. 왜 혼자 오해하고 그냥 가버린 건데?”

“그럼 넌 왜 아무런 말도 안 했냐고!”

“혼란스러우니까 그랬지! 네가 보건실에서 나한테 그렇게 뽀뽀하고 가고 나서 내가 얼마나 고민했는지 알기나 해? 나랑 너랑 안 친했어. 너 신주혁 때문에 나랑 안면 트고 나서도 내가 인사했을 때 씹었다고! 그런데 그런 하태준이 나한테 뽀뽀하고 갔는데 내가 어떻게 생각해야 해?”

“야, 그때 인사했을 때는!”

“아직 안 끝났어! 그리고! 너 내가 명찰 줬던 날도 그래. 난 안 그래도 혼란스러워 죽겠는데 너 정말 다정스럽게 웃으면서 내 머리 헝클어 놓고 갔잖아! 내가 아는 하태준은 분명히 날 싫어하는데, 네 행동들을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해서 얼마나 내가 고민했는데! 몰라! 나도 이제 너 싫어.”

“눈 감아.”

“뭐, 뭐? ……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