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한다고 혹은 네 말대로 섹스 했다고 다 결혼에 골인해야 한다, 뭐 그런 진지한 생각하는 거 아니지?”
“우리가 지금 연애 하는 사이냐?”
“그럼 아니야?”
“…….”
순간 말문이 막히는지 영현이 입을 다물었다.
“그것도 아니면 우리가 뭘까?”
묘하게 그것이 거슬려 나직이 으르렁대며 이번에는 한오가 그녀가 애초에 던졌던 의구심을 토해냈다.
“뭐였으면 좋겠는데?”
“적어도 데이트 하고 섹스 하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을 생각할 사이는 될 수 없어.”
영현이 물었고 한오는 숨길 생각이 없어 단도직입으로 대꾸했다.
“왜 그렇게 단정 짓는 건데?”
그녀가 눈을 깜빡이며 실감이 나지 않는 멍한 어조로 물었다.
“나에게…….”
어쩐지 좀 쉽지가 않았다. 영현이 자신을 빤히 보고 있으니 더 그랬다. 평소 말이 많은 영현이 입을 다문 채로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
“약혼자가 있어.”
결국 토해내고 말았다.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는 건전한 데이트만 하는 사이.
나아가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고 섹스까지 하는 사이.
아니면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고 섹스 하고 결혼까지 하는 사이.
데이트고 뭐고 다 필요 없이 그저 섹스만 바라는 사이.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시작이 달랐다면 지금 우리는 다른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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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경

[출간작]

「무개념 그 녀석」
「악마의 거짓말」

“연애 한다고 혹은 네 말대로 섹스 했다고 다 결혼에 골인해야 한다, 뭐 그런 진지한 생각하는 거 아니지?”
“우리가 지금 연애 하는 사이냐?”
“그럼 아니야?”
“…….”
순간 말문이 막히는지 영현이 입을 다물었다.
“그것도 아니면 우리가 뭘까?”
묘하게 그것이 거슬려 나직이 으르렁대며 이번에는 한오가 그녀가 애초에 던졌던 의구심을 토해냈다.
“뭐였으면 좋겠는데?”
“적어도 데이트 하고 섹스 하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을 생각할 사이는 될 수 없어.”
영현이 물었고 한오는 숨길 생각이 없어 단도직입으로 대꾸했다.
“왜 그렇게 단정 짓는 건데?”
그녀가 눈을 깜빡이며 실감이 나지 않는 멍한 어조로 물었다.
“나에게…….”
어쩐지 좀 쉽지가 않았다. 영현이 자신을 빤히 보고 있으니 더 그랬다. 평소 말이 많은 영현이 입을 다문 채로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
“약혼자가 있어.”
결국 토해내고 말았다.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는 건전한 데이트만 하는 사이.
나아가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고 섹스까지 하는 사이.
아니면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고 섹스 하고 결혼까지 하는 사이.
데이트고 뭐고 다 필요 없이 그저 섹스만 바라는 사이.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시작이 달랐다면 지금 우리는 다른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