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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특무국 비밀 요원 하빈.
암호명 요선妖仙의 휴가는 임무보다 위험하다.
신사적인 외모에 절제된 카리스마, 헤이싱黑星 류산.
미국과 아시아 시장을 아우르는 화롄 그룹의 총수.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을 잡기 위해 일부러 벌인 납치극에 한 여자가 휘말렸다. 폭우처럼 쏟아지는 총격전 한복판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택시비 좀 빌려 달라고 하는 이 여자를 어떻게 해야 할까?
화려하지만 소름 끼치도록 투명한 눈동자의 소유자 하빈.
그녀가 조용하리라 예상했던 휴가는 어떤 임무보다 위험한 사건들로 가득 찼다.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남자 류산까지. 그가 한 달 동안 그녀를 붙잡아 둔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어차피 그녀는 기한이 되면 떠날 테니까.
하빈의 전부를 갖고 말겠다는 류산의 엄포 아래,
계획과 어긋난 휴가가 시작된다.

저자 ♡ 김경미
2002년 『그린 핑거』로 데뷔했다. 같은 해 『카사블랑카』를 시작으로, 『야래향』, 『노란 우산』, 『청애』, 『눈 노을』, 『위험한 휴가』, 『매의 검』, 『화잠』을 냈다.

하빈은 굵게 웨이브를 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특유의 느린 말투로 물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대충 끝났으면 전 이만 돌아갈까 하는데요.”
“……돌아간다?”
하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돌아가겠다고 말한 겁니까? 이 상황을 보고서도?”
산은 확인하듯 한 번 더 자세히 물었다. 그러자 하빈이 무슨 문제가 있냐는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한순간 산은 말문이 막혔다. 눈가를 살짝 찡그리며 순진한 눈망울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여자의 정신이 올바른지 가늠했다.
납치된 게 아니었나? 그러나 왕쥔의 말대로라면 납치가 틀림없는데……. 납치도 납치지만, 총을 맞고 쓰러진 사람들 속에 무기를 든 정체불명의 남자들에게 포위되어 있으면서 어떻게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거지? 보통 놀라거나, 심하면 기절하는 것이 보통 여자들의 반응 아닌가. 특별히 아주 대범하고 침착하다고 하더라도 이런 반응은 아닐 텐데…….
보통 일반적인 여자들과는 전혀 다른 반응에 산은 당황했다.
“나랑 상관없는 일에 계속 있어야 할 필요가 없잖아요?”
하빈은 팔짱을 끼며 머리를 옆으로 살짝 기울였다.
“아니면 불리한 목격자 따위 아무도 모르게 처리할 생각인가요? 아! 하긴 그편이 훨씬 깔끔하겠다. 그렇죠?”
장난인지, 진담인지 그녀의 행동과 말투는 모호하기만 했다. 마치 서프라이즈 쇼에 출현한 듯 구는 것이 비현실적이었다.
산은 말없이 하빈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생각을 읽어 내기라도 할 것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굴더니 툭 내뱉는 말은 행동과 전혀 다르지 않은가.
아무래도 수상했다. 뚫어져라 쳐다보는 산의 시선이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 함정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저들이 쳐 놓은 다른 덫인지도…….
하빈은 주변을 둘러보며 핸드백을 찾다 포기했다. 아무리 살펴봐도 보이지 않는 것이 끌려오면서 떨어뜨린 것 같았다. 걸치고 있는 옷과 신고 있는 구두가 다인가 보네. 어쩌지? 택시비가 없는데…….
“택시비를 빌릴 수 있을까요?”
하빈의 부탁에 산의 눈썹 끝이 살짝 올라갔다.
없다는 걸까? 음, 하긴 모습을 보아하니 납치된 왕자님 처지에서 막 풀려난 상황 같으니, 수중에 지갑이 없을 수도 있지.
“돈이 안 된다면, 차를 빌릴 수 있을까요? 아니면 운전기사라도?”
진옌이 미친 여자를 보듯 휘둥그레진 눈으로 하빈에게 시선을 보냈다. 아무리 충격을 받았다지만, 말하는 것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와 닿지 않았다. 듣고 있는 그가 이상해질 정도로.
“헤이싱 님, 아무래도…….”
이 여자 제정신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려 했지만 진옌은 갑자기 앞으로 나서는 산 탓에 끝내지 못했다.
“나는 류산이라고 하는데 당신은?”
“하빈. 다들 하빈이라고 부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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