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큼한 눈? ‘친절’이라는 말을 요즘 사람들은 ‘엉큼’이라고 표현하나 보지?”

천재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리만치 문명과는 거리를 두고 살던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그를 원시인 취급하는 골칫덩어리가 나타났다. 그런데 이 당돌한 골칫덩이가 그를 문명의 세계로 인도하겠단다. 이걸 반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 차세강.


“제가 그쪽 이마를 깬 건 그쪽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요!”


오로지 백조 생활 청산이라는 목표 하나를 위해 설악산으로 뛰어들었건만 그곳에서 21세기 원시인을 만날 줄이야. 어라? 근데 어째 절대 엮이고 싶지 않은 이 원시인에게 자꾸만 말리는 느낌인데? - 한해득.

밝고 통통 튀는 한해득과 문명의 이기로부터 자유롭게 살던 과학 천재, 차세강.
물과 기름 같은 두 사람의 만남은 파란만장한 삶의 예고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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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애진

필명: 파선
Email: aejin4044@naver.com
활자로 된 것을 보면 정신 못 차리는 활자중독증 환자.
대범한 A형이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실은 지극히 소심한 A형으로
역사와 현대를 넘나들며 가슴 따뜻한 글을 쓰고 싶은 소망을 가진 여자.
‘서향瑞香’으로 제12회 신영사이버문학상 수상.

<출간작>
『서향瑞香1,2』
『수련睡蓮』
『하얀 울타리』
『기억에 묻다』
『일월애日月愛 1,2』
『사랑이 빛이 되면』
『시크릿 하우스』
『사랑할 때 필요한 단 한 가지』

외꺼풀이면서도 시원스런 눈매와 번뜩이는 검은 눈동자. 분명 본 적이 있는…….

“오우, 갓!”

어제 산에서 그녀를 덮치려고 했던 바로 그 남자였다. 대체 여긴 어떻게 알고 왔으며, 왜 온 것일까? 설마 어제 못한 마무리를 하려고? 오 된장. 이런 사이코 같으니라고!
해득은 번개 같은 속도로 문을 닫았지만 남자의 발이 더 빨랐다.

“왜, 왜 이래요? 겨, 경찰 부를 거예요!”

문틈 사이로 한 발을 집어넣고 있는 남자가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불러. 바라던 바니까.”

“뭐, 뭐라고요?”

“이거, 보이지? 열두 바늘이나 꿰맸어. 경찰 불러! 그렇지 않아도 신고하러 가기 전에 혹시나 해서 들러본 거니까.”

전혀 거짓말 같지 않은 남자의 말에 해득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그녀 혼자 오해를 하고 삽질까지 했다는 것이지 않은가. 더구나 삽질도 그냥 삽질인가? 생명을 구해준 은혜를 원수로 갚은 것이었다.
‘된장할. 나 똥 밟은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