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따위에 연연할 것 같았으면 애초에 그 집을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내가 어떤 심정으로 그 집을 나왔는지 당신은 모를 거야.
그 예쁜 아이를 버려가면서까지 집을 등져야 했던 마음을
당신은 죽어도 모를 거야.
그러니까 더 이상 날 흔들지 마.
겨우 잊고 살고 있는데 흔들지 마.

아무렇지 않은 척, 혼자 꿋꿋한 척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사랑받기를 원하는 남자, 이건.

당신, 그렇게 살지 마. 정말 벌 받아.
버림받은 아이들을 가까이서 본 적 있어?
그거 보고 있으면 정말 오장육부가 뒤집어지는 것 같거든.

힘겨운 세상을 짊어지느라 움츠러든 아이의 어깨를 펴주고 싶었다.
그래서 인생 최대의 용기를 짜내 그 남자에게 다가갔다.
잃어버린 가족을 두 사람에게 찾아주고 싶어서.

숨 막힐 듯한 블랙체리의 향.
전투적인 차가움으로 온몸을 감싼 남자를 본 순간
안에 있던 용기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민재경. 그 여자는 여전히 겁쟁이다.

문정(文貞)

순이닷컴, 로망띠끄 등에서 활동 중.
영향력 있는 크리스천 작가가 되는 것이 비전이다.
홈페이지 rodem.na.mu 와
카페 cafe.naver.com/ccromance에 상주 중.

출간작
「인도의 별」
「아사셀」
「벨라도나」
「너의 꿈을 줍다」
「대지의 노래」
「폭렬청춘」
「헤센 공작家의 매 맞는 아이」
「오늘도 사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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