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야.
이렇게 다정하게 제 이름을 불러준 사람이 없었어요.
돌아가신 부모님처럼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 준
단 하나의 사랑에 나는 눈물이 나요.

“내 옆에 있어, 내가 죽어도 너는 나한테서 못 벗어나.”
대협의 사랑은 집착에 가까운 짝사랑.
“서주야……, 내 얼굴을 봐. 서주야…… 나의 서주야.”
지학의 사랑은 부드럽고 안타까운 사랑.
우리의 사랑은 허락되지 않아요.
우리의 관계는 허락되지 않는 관계라고요.
그러니까, 우리 이제 그만해요.
사랑…… 하지 마요, 우리.

서주를 향한 두 가지의 다른 형태의 사랑.
그리고 그녀의 선택은?

마승리
<그놈의 바람 잡아라> <당신의 아내> 외 다수 출간

“왜 울어? 내가 무서워?”
서주는 고개를 저었다.
“근데 왜 우냐고!”
“소, 소리…… 지르지 마.”
“그게 무섭다는 거잖아!”
“대, 대협 씨…….”
“거슬려, 오빠라고 해!”
“오, 오빠.”
“너는 왜 그러냐, 왜 자꾸 사람 안달복달하게 만드는데. 너 정말 나 미치는 꼴 볼래? 왜 너는 다른 계집애들처럼 나 좋다고 못하냐고!”
대협은 서주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싸며 이를 갈았다. 그는 그녀의 눈물에 속이 타는지 와락 안으며 숨을 그르렁 내쉬었다.
“왜 너는 날 겁내는 거야……, 나 이제 새사람이 되려고 하는데…… 왜.”
“미안…….”
“그런 말도 하지 마. 거슬려, 다 거슬려.”
대협은 부들부들 떠는 서주를 소중한 듯 안으면서도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팔이 터질 듯이 근육이 팽창하고 핏줄과 힘줄이 울뚝불뚝 튀어나왔다.
새사람이 되려고 이를 악물고 앞만 보고 달렸다. 모두 서주 때문이다. 그녀만 잡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런 힘이 생긴다. 아무리 힘든 일도 헤쳐 나갈 수 있고, 남들이 불가능하다는 일에도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서주는 아닌 모양이다. 이렇게 떨고 있다. 흐느껴 운다. 그 울음소리가 그의 가슴을 아릿하게 해서 등을 묶은 손을 풀고 토닥이게 된다.
“미안해, 울지 마.”
이렇게 사과하게 된다.
“내가, 내가 잘못했어. 소리 질러서 미안해. 그러니까, 서주야…… 울지 마라. 너 울면, 나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