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결혼해 주신다면 아내로서의 의무를 다할 겁니다.”

사랑에 다쳐 마음을 닫은 여자, 지우.
그럼에도 한 남자의 아내가 되다.



“당신이 말한 의무 속에 사랑이니 존경이니 하는 감정이 들어 있지 않길 바라.”

사랑을 믿지 않는 오만한 남자, 태경.
그럼에도 한 여자의 남편이 되다.




자신을 바라볼 수 없는 여자에게 눈길이 머무는 남자.
자신을 바라보라 요구하는 남자에게 서서히 흔들리는 여자.

형식적인 부부로 서로를 외면해 온 두 사람이
서툴게 보듬어 치유해 가는 조용하지만
격정적인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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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카스티엘)

1월 5일생
은혜를 입은 자
꽃만큼 나무
뛰기보다 걷기
이따금 마이너 취향
로맨스 소설가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kyhrem

<출간작>
맛있는 거짓말
나의 아내 박효남
달콤하게 채우다
사로잡히다
밥과 장미
서툰 유혹

“이지우 씨.”

“네.”

“날 기다렸나?”

불쑥 던진 질문이 의외였는지 그녀의 두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두어 번 눈을 깜빡이고는 곧 ‘네.’라고 늦지 않게 대답을 해 주었다.

“날 기다렸다고?”
태경은 이해가 되지 않는 듯 이유를 되물었다.

“왜지?”

“최태경 씨는 제 남편이니까요.”
명료하고 담백한 설명.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어쩌면 당연한 이유인데. 어딘가가 쿡 찔리는 듯 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서류상일 뿐인 남편이잖나.”

“서류상일 뿐이라고 해도요.”
쌀쌀한 목소리가 흘러나온 방향으로 눈길을 준 채 지우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최태경 씨가 남편인 건, 사실이니까요.”

“…….”
이토록 늦은 밤, 그를 혼자서 상대하고 있음에도 그녀에게선 두려움이나 거부감 같은 기운이 흘러나오지 않았다. 술에 취해 늦은 귀가를 한 남편을 대하듯 지극히 일상적인 감정이 느껴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