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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새나 (27): 선머슴아 같은 털털한 성격에 엉뚱하면서도 단순한, 귀여운 매력의 소유자.
레너 아이스 (26) : 눈부신 금발에 그녀 주변을 맴도는 신비한 파란 눈동자의 연하남.
강철만 실장 (35): 오랜 시간 새나를 마음에 품어온 은근 까다로운 상사.
열세 살, 열네 살의 강렬한 첫 만남을 시작으로 서로의 대한 믿음과 사랑이, 마침내 짧은 이별의 시간을 거쳐 진짜 사랑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남녀의 알콩달콩한 러브스토리.
최강 둔팅이 새나는 과연 치밀한 계획남 레너의 깊은 사랑을 알아줄 것인가!
“난 이제 예전의 그 레너 아니야. 그 소년은 이제 남자가 됐거든. 그것도 상남자가. 기대해, 유새나, 내가 어떻게 변할지…….”
단발까까에서는 발행일기준 2개월內 로맨스, 일반소설,신간을 정가30%에 매입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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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기준 20권이상 보내시면 택배비도 무료입니다.
이소영
“레너야…….”
모래알 씹은 것처럼 뻑뻑하게 갈라진 음성이 바싹 마른 입술을 통해 흘러나왔다.
레너가 힘겹게 치켜든 내 손을 곧장 마주잡으며 또다시 가슴 저미는 미소를 짓는다.
“그래, 나야. 레너…….”
교통사고 나기 전, 운전하던 레너가 잡았던 그 커다란 손의 온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녀석이 했던 말과 함께.
‘네 온기를 느끼고 싶어서. 유새나의 온기. 지난 8년 동안 너무나 그리웠던…….’
그리고 나 역시 느꼈다. 이것이 너무나 그리웠던, 혹시나 두 번 다시 느끼지 못할까봐 미친 듯 두려워했던 레너만의 가슴 저미는 온기라는 것을.
눈물 한 방울이 다시 또르르 눈가를 타고 흘러내렸다.
기쁨의 눈물이자 다시 환한 세상에서, 이 세상에서 만난 것에 대한 감사의 눈물이었다.
“너…… 무사했구나.”
“그럼. 하지만 넌 아직 아픈 상태야. 그러니까 너무 많이 말하지 마. 의사 선생님 말씀이 지금은 안정이 최고라고 하셨어.”
“그래도…… 나 너 너무 보고 싶었어.”
“나도. 그리고 고맙다, 이렇게 깨어나 줘서.”
레너가 고개를 푹 숙여 내 손등에 입술을 꼭 눌렀다. 부드러운 감촉을 통해 가늘게 떨리는 그의 손길이 그대로 전해지자 레너 역시 나만큼이나 두려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순간 목 위로 뜨거운 덩어리가 밀려오며 명치끝이 젖어들었다.
난 입술을 꼭 깨물었다. 잠시라도 방심하면 금세 눈물이 터져 엉엉 울어버릴 것 같았다.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아니, 알고 있으면서 억지로 부정하려 했던 모든 것이 선명하게 눈앞에 그려졌다. 내게 있어 레너의 존재가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레너가 내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어떻게든 그런 레너를 붙잡고 싶은 간절한 몸부림에 깊은 잠에 빠져 있던 내내 그렇게 그의 꿈을 수없이 꾸었는지도 모른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얼마나 기도했을까, 얼마나 매달리고 싶었을까.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녀석의 깊은 절망과 두려움이 그의 애달픈 표정과 간절한 몸짓에서 그대로 전해졌다.
난 조심스럽게 남은 한 손을 뻗어 다크 브라운이 되어버린 숱 많은 머리칼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걱정 말라고, 이제 내가 있으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서.
레너가 그런 내 손을 자신의 심장으로 가져가 꼭 누른다. 쿵쿵쿵, 무섭게 뛰는 심장 고동에 오히려 위로를 받는 것은 나였다. 이렇게 살아있다는 사실이, 그의 따스한 체온과 살아 숨 쉬는 심장 고동을 느낄 수 있다는 현실이 너무 감사했다. 손끝에 닿은 익숙한 감촉에 어느새 불안함이 사라지면서 가슴 안이 또 다른 감정으로 벅차오른다.
“이제 가지 마.”
가늘게 터져 나온 내 애원에 레너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날 보았다.
호수처럼 아름다운 눈에 옅은 물기를 머금은 것이 보였다.
그리고 눈물에 젖은 볼. 처음으로 본 레너의 눈물이었다.
다시 가슴 끝이 찌릿찌릿 쓰려오자 난 대신 아련한 미소를 지으며 녀석의 볼을 어루만졌다. 손끝으로 그 물기를 닦아냈다. 스르르 감겨드는 피부의 감촉에 저절로 가슴이 따스하게 물든다. 이제 언제든 이렇게 만지고 싶을 때 레너의 온기를 느끼고 싶다고 생각했다.
레너의 손이 자연스럽게 그런 내 손을 꼭 감싸 쥐었다.
“이제 혼자 남는 거 싫어. 더 이상 너 기다리는 거 싫어.”
“새나야…….”
“너 없는 거,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어. 까짓것 아무것도 아니라고 믿었어. 하지만 아니야. 나 너무 힘들었어. 그동안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네 목소리가 너무 듣고 싶어서, 너의 따스한 온기가 너무 그리워서…… 정말 미칠 만큼…… 많이 힘들었어. 그러니까 이제 내가 안 보낼 거야. 내 눈에서 절대 떼어놓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이제 어디에도 가지 마.”
원망과 애원이 섞인 내 허스키한 음성에 레너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날 감싸 안더니 깊은 숨을 들이마신다. 혹시나 내가 다치기라도 할까봐 조심스럽게 안고 있었지만 녀석의 넓은 품에 그대로 새겨질 것처럼 난 레너의 진한 온기를 선명히 느낄 수 있었다.
“바보. 난 안 가. 이제 너 두고 어디에도 안 가.”
“정말……인 거지?”
“그럼. 어떻게 다시 온 한국인데…… 어떻게 다시 만난 넌데…….”
레너가 내 얼굴 위로 고개를 숙이더니 입술을 부드럽게 감쌌다.
내 두 눈은 그대로 스르르 감겼다.
눈물에 젖어 짠맛이 느껴지는, 하지만 이 세상 그 무엇보다 가슴을 녹이는 달콤한 키스였다.
사랑해……, 레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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