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이 밤에(19세이상) - 아이다 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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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MM노블
작가명
아이다 사키
발행일자
2017/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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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 상세 설명

       

       

      “너는 나를 용서하면 안 돼.
      나를 미워하기만 하면 되는 거라고.”

      빚을 탕감해 주길 원한다면 어떤 자를 해치우고 와라.


      사채에서 벗어나고자 수상쩍은 거래를 승낙한 카지. 그런데 막상 지정된 장소에서 만난 건 대학 시절에 헤어진 연인이자,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았던 남자, 미나토였다!! 냉혹한 야쿠자로 변모한 미나토는 “총에 맞아 죽든가, 아니면 땅에 머리를 박고 용서를 구하든가. 좋은 쪽을 골라.” 라고 무정하게 고하는데?! 주먹 사회에서 사는 야쿠자와 타락한 남자와의 애증의 결말은. ―아이다 사키의 원점, 대망의 출간!!

      당신의 목마름을 적셔 줄 다정한 로맨스가 다가온다.
      치명적인 남자들의 이야기, MM NOVEL

       

       

       

       

       

      글 : 아이다 사키

       

      1월 3일생. 산양좌. AB형.
      버려진 고양이를 보호하느라 약 한 달가량 함께 살았습니다. 귀여운 모습을 실컷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여름이었습니다.

       

       

      그림 : 카사이 아유미

       

      3월 15일생. 물고기자리 AB형
      일러스트레이터

      메이지 다이쇼 로망은 멋지네요.
      트레머리나 학생 모자와 망토를 그리며
      매우 행복했습니다. 
       
       
       
       
       

       

       

       

      카지 사토루는 운송회사 로고 마크가 새겨진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고 아파트 현관에서 방 번호를 눌렀다. 아무도 받지 않으면 좋겠다고 마음 한구석으로 바랐으나, 이내 “예”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팬서 택배입니다. 소포 왔습니다.”
      가급적 밝은 목소리로 응답하자 남자가 보낸 이의 이름을 물었다. 조그만 골판지 상자의 주소 용지에 시선을 주고는 “아, 추오구의 요시자와 님이시네요”라고 대답했다. 만약 질문을 받는다면 그렇게 대답하라고 사전에 지시받았던 것이다.
      즉시 자동문이 열렸다. 일단은 제1관문을 돌파했다.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수없이 심호흡을 되풀이한다. 심장 고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고 관자놀이의 혈관도 아플 정도로 세차게 꿈틀거렸다.
      엘리베이터는 최상층인 12층에서 멈췄고 이윽고 조용히 문이 열렸다. 극도로 긴장한 탓인지 내딛은 다리가 경련하듯 부들부들 떨렸다. 카지는 통로로 나온 다음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이런 상태로 정말로 사람을 쏠 수 있을까―. 그러한 불안이 뒤늦게 솟구쳤다. 하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시작할 수밖에.
      도망치고 싶은 마음과 필사적으로 싸우면서 잔뜩 굳은 다리로 어두침침한 복도를 한 발 한 발 나아가기 시작했다.
      무의식중에 윗도리 주머니에 찔러 넣은 오른손에 힘이 실렸다. 땀이 밴 손바닥에 잡힌 딱딱한 그것은 카지의 땀과 체온을 받아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권총 같은 것을 잡아 보기는 이번이 생전 처음이었다. 아무리 조그만 쇳덩어리에 불과하다고 속으로 되뇌어도 그것은 어마어마한 존재감이 되어 카지를 압박했다.
      어쩌다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일까. 자신의 어리석은 선택을 원망스러워하면서 문패가 달리지 않은 복도 제일 구석 집 앞에 멈춰 선다.
      이 집 안에 자신이 권총을 겨눌 인간이 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자다. 하지만 카지는 그자를 쏘아야만 한다.
      죽이지 않아도 된다고 그 사내는 말했었다. 다리에 딱 한 발. 어쨌든 다치게만 하면 되었다. 이유 따위는 모른다. 사내와 이 집의 주인 사이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도 흥미 없었다. 자신은 그저 집 안에 있는 인간을 쏘고 달아나면 그만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벨을 눌렀다. 잠시 후 자물쇠를 푸는 소리가 들렸다. 품에서 권총을 꺼내어 든다. 입 안이 바짝바짝 마르고 심장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쿵쾅거렸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몸을 현관 쪽으로 바짝 붙이면서 권총을 겨누었다.
      “조용히 해, 가만히 있어!”
      자신은 고함쳤다 믿었지만 그것은 꼴사나울 만큼 작고 갈라진 목소리였다. 즉시 쏘려고 했지만, 상대와 지나치게 가까워진 거리가 카지를 망설이게 했다.
      “물러나!”
      카지의 말에 체격 좋은 사내가 두세 걸음 뒤로 물러났다. 겨우 유리한 위치를 얻게 되자, 사내의 허벅지 부근을 겨누고 손가락 끝에 힘을 싣는다.
      “……카지냐?”
      발포하려던 찰나였다. 사내가 입을 연 순간 사고가 정지했다.
      “카지 맞지? 나다, 모르겠나. 미나토다.”
      “미나, 토……?”
      멍하니 읊조리는 카지에게 사내는 “그래”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시선을 들고 사내의 모습을 잡아먹을 듯 쳐다본다. 틀림없다. 상대는 분명 미나토 아키히코였다. 저 단정한 이목구비는 10년이라는 세월의 흐름을 약간 타기는 했지만 결코 잘못 볼 리 없었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그건 내가 할 말이다. 나를 미워하는 줄은 알았지만 이제 와서 권총을 들고 쳐들어올 만큼 증오했었을 줄이야.”
      “아냐, 그런 게 아냐. 나는, 난 누군지도 모르고, 그냥 이 집에 있는 인간을 쏘고 오라고…….”
      카지가 정신없이 고개를 젓자 미나토가 천천히 다가왔다.
      “누가 시켰단 말이지. 알았다, 그건 됐고. 그것보다 카지, 그 흉흉한 것을 이리로 넘겨. 너한테 그런 건 안 어울려.”
      손을 내미는 미나토. 이번에는 카지가 뒷걸음질 칠 차례였다.
      상대가 누구든 자신은 방아쇠를 당겨야만 했다. 실패하면 또다시 그 지옥 같은 나날이 반복되고 만다. 그것만은 싫었다. 그런 생활과는 그만 이별하고 싶었다. 그 때문에라도 주어진 이 일을 확실하게 해내어야만 했다.
      “오지 마!”
      쏘아야 할 상대가 미나토여도 상관없었다. 두 사람 사이에 있는 것은 이기적이고 더러운 욕망뿐이며, 카지는 그날들을 지금도 몸서리치게 후회하고 있다. 그것은 전부 잘못이었다. 이날까지 후회를 안고 살아온 만큼, 쏘고 나면 차라리 후련해질지도 몰랐다.
      “뭐야, 상대가 나라는 걸 아니 더 의욕이 솟구친 거냐.”
      미나토는 싸늘한 미소를 드리우고는 여봐란 듯 자신의 왼뺨을 내밀었다.
      “나이프로 벤 것만으로는 원한이 다 풀리지 않은 모양이지.”
      그의 뺨에 난 10센티미터는 됨직한 흉측한 흉터를 보고 카지는 크게 당황했다.
      이것은 그때의 흔적일까. 10년 전에 자신이 내리그었던 그 나이프가 남긴 상처―. 불현듯 미나토의 손이 재빨리 뻗어 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권총을 빼앗기고 집 안으로 끌려 들어간다. 키 차이는 10센티미터 정도지만 체격과 힘의 차이는 더 컸다. 저항도 헛되이, 어이없이 거실 소파 위에 내동댕이쳐졌다.
      허둥지둥 몸을 일으키고 돌아보자 눈앞에 검은 총구가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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