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 헌책방 - 물빛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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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로코코
작가명
물빛항해
발행일자
20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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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 상세 설명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여행으로 헌책방을 맡게 된 오담희.

      그날 밤 인기척도 없이 나타난 책방 단골, 현채운과 만난다.

      세상과 동떨어진 듯 무심한 눈빛의 남자와.

       

      그저 간식거리들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핑곗거리가 없어서.”

      무슨 핑곗거리요?”

      책방에 책 대신 담희 씨를 보러 올 핑곗거리.”

       

      하지만 이상하게 그와 자주 마주치면서 알게 됐다.

      그가 사실 재미있고, 그녀를 따뜻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에게…… 뭔가 비밀이 있다는 것을.

       

      나랑 정식으로 만나요. 사귀자고요, 나랑.”

      …… 좋아해요?”

      담희 씨 웃는 거 보면 같이 웃고 싶어집니다.

      담희 씨랑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가진 문제 같은 거, 다 무시하고 싶어집니다.

      담희 씨랑 같이 있으면 그냥…… 즐겁고, 좋습니다.”

       

      비밀은 답답하고, 오래오래 행복하지 못한 결말은 싫었다.

      그러니 알아야겠다.

      세상에 의미 없는 우연은 없으니까.

       

       

       

       

       

       

       

      물빛항해

       

      cafe - 로맨틱 살롱

      e-mail - mysteryfog@naver.com

      instagram - @mysterysailing

       

       

       

       

       

       

       

      문득 넓은 가게 창문 안쪽으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스치듯 지나는 그림자를 본 것 같은 기분에 담희는 갸웃 고개를 기울이며 가게로 들어섰다.

      낯선 남자가 서너 권의 책을 들고 책장 사이를 돌아 나오고 있었다. 담희는 당황한 눈으로 남자를 쳐다보았다. 대체 이 남자는 어디서 나타난 거지? 아무도 없었는데…….

      남자는 문소리에 담희를 흘긋 쳐다보더니 느긋이 카운터로 걸음을 옮겼다. 담희는 멍하니 남자를 바라보았다. 서른 초반이나 되었으려나. 눈길이 가는 남자였다. 마치 무채색 세상 위에 홀로 컬러를 입고 걷는 것처럼 강렬한 존재감이 그를 휘감고 있었다.

      카운터에 책을 내려놓은 남자는 계산대에 놓인 작은 고양이 인형의 꼬리를 눌렀다. 고양이 인형이 조그맣게 야옹울었다. 계산을 하겠다는 신호였다.

      할아버지는 아무리 책방이 시끄러워도 이 고양이 소리를 금방 알아들었다. 미로처럼 얽힌 공간에서 책을 정리하다가도 고양이 소리가 나면 곧장 계산대로 돌아왔다.

      멍하니 넋 놓고 남자를 바라보던 담희는 고양이 소리에 화들짝 정신을 차리고 계산대 안쪽으로 들어갔다. 남자의 시선이 담희를 따라왔다. 어쩐지 긴장됐고, 담희는 그런 자신이 조금 이상했다. 고작 쳐다보는 시선에 긴장이라니.

      계산하시게요?”

      긴장한 것치고는 목소리가 밝게 나왔다. 담희는 다행이라 생각하며 남자가 내려놓은 책들을 집어 들었다. 역사소설 한 권과 추리소설 한 권, 철학 서적 한 권과 동화책 한 권. 책들의 가격을 확인하던 그녀는 동화책에서 멈칫했다.

      이 책이 있었네.”

      캡틴 로이드의 환상동화담희가 초등학교 다닐 때 밤이고 낮이고 끼고 다니며 읽고 또 읽던 그녀의 보물 1호였다. 몇 번의 이사에도 계속 챙겼었는데, 어느 날 엄마의 대대적인 짐 정리 때 사라져 다시 찾을 수 없게 된 책이었다. 물론 남자가 사려고 하는 책은 그때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던 것과 같은 판본이었다.

      어릴 때 좋아하던 책이에요.”

      담희는 자기도 모르게 책을 몇 장 넘겨 보며 중얼거렸다. 그러다 책을 덮어서 책 표지의 캡틴 로이드를 가리키며 덧붙였다.

      얘가 제 첫사랑이거든요. 이 책 마지막 대사 때문에 매일 아침마다 주문처럼 캡틴 로이드의 이름을 읊었어요. 잊지 않으려고. ‘날 잊지 않으면 난 언제, 어디서나 존재해. 그러니까 잊지…….’”

      잊지 말고 날 기다려. 그럼 다시 데려갈게. 환상의 세계로.”

      담희가 책 속 대사를 읊는데 남자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낮고 따뜻한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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