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서 화투를 치는 선수를 타짜라 하듯
포커를 치는 선수들은 마귀라 한다.

특별한 재능으로 입양이 되었지만 숨죽여 살아가던 피아니스트 김윤은
양부모의 빚 때문에 팔아넘겨져 총알받이로서 도박판에 끌려다니게 된다.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은 하루하루가 계속되는 나날 중
갑작스레 일이 틀어지게 되며 처참히 죽을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죽기 직전, 김윤은 필사적으로 어떤 ‘소리’ 하나를 잡아낸다.

“혹시, 선수 해 볼 생각 있나?”

그리고 돌아온 것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김윤을 죽이려 했던 남자,
차르의 제안의 탈을 쓴 단 하나의 선택지.

살려 주겠다는 말, 식구로 받아 준다는 말에 김윤은 손을 뻗게 되고
차르가 준비해 오던 큰판을 위한 선수로 함께하게 되는데…….

 

 

 

 

 

 

모스카레토

 

사랑으로 구원받고, 끝내 완전해지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뭐 이래 배짝 꼴았어?”
놀라서 숨을 멈추든 말든, 차르는 김윤의 팔을 여기저기 가볍게 주물렀다.
“밑의 애들 굶겨 가면서 굴린단 얘기 듣긴 싫다, 앞으론 마이 무라.”
발걸음이 멈춘 곳은 길거리 포장마차였다. 누런 장막을 걷다 말고, 차르가 퉁명스럽게 돌아보았다.
“야. 너는 진짜 아아, 아니면 대답을 아예 못하냐?”
“아뇨, 그…… 네.”
“그래야제.”
그제야 차르가 씩 웃었다. 아직도 모르는 것투성이지만 조금은 그가 좋아하는 걸 알 것 같았다.
대답은 그때그때 바로, 한 번 시킨 것은 잊지 않을 것. 한마디로 얌전히 말 잘 들을 것. 이건 다행히도 김윤이 잘하는 것 중 하나여서 묘하게 고압적인 그의 태도에도 큰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 (1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