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이 지다(19세)(전2권세트) - 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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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로코코
작가명
무연
발행일자
201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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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눈이 지다종이책 출간 이벤트

       

      1. 이벤트 기간 : 완전 소진시까지

      2. 이벤트 내용 : 세트본을 구입하시는 분들께 작가님의 친필 사인이 담긴 일러스트 엽서를 드립니다. (초판 한정)

       

       

       

       

       

       

      (1)

       

      혼인을 해야 한다면 필부의 아내로 그저 조용하게 살고 싶었다.

      한데 황명으로 그녀에게 주어진 이는 정반대의 사내였다.

       

      제국의 국경을 쥐고 있는 상장군, 이헌.

       

      심지어 그에게 문원은 원수 집안의 여식이었다.

      하지만 그와 혼인하지 않으면, 그녀가 지키고자 하는 모든 걸 잃는다.

       

      혼인만 해 주신다면 죽은 듯 살겠습니다.”

      ……숨만 쉬고 살겠다?”

       

      그렇게, 오직 살기 위한 혼인을 했다.

      그런데.

       

      그 다리로는 움직이지 못할 거다. 업혀라.”

      연회에 참석하라는 황명이 내려왔다. 같이 가겠나?”

       

      오히려 저를 대접해 주는 그가 한없이 의뭉스러웠다.

      그러나 마음은, 이상하게도 그 다정함에 요동을 쳐 댔다.

       

       

      (2)

       

      황명을 따라 혼인하는 순간 헌은 모든 일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이 얼마나 편협한 생각이었단 말인가!

      누군가에게는 호의적인 혼인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경계해야 할 일이었다.

       

      절 위한다면 조용히 보내 주세요.”

       

      끝없는 음모와 모략을 견디지 못하고 떠나 버린 문원을 찾아

      그녀와 닮은 여인이 있다는 곳은 모조리 뒤졌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을 것이다.”

       

      모든 것을 포기한다 해도 그녀만은 아니었다.

      한때는 그녀의 꿈이었지만 이제는 그의 바람이 되어 버린,

      그녀와 같이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

       

      뭐든 이용할 거다. 널 데려갈 수만 있다면.”

       

      그렇게 3년 후.

      여전히 맑은 눈동자를 지닌 그녀가 제 앞에 있었다.

       

       

       

       

       

       

      무연

       

      야망의 1%만이라도 현실 반영이 되기를 바라는 글쟁이.

       

      로맨스 화원(cafe.daum.net/holic-story)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mogona)에서 조용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출간작>

      이리의 그림자

      그림자 황제

      매화잠

      흑월

      화문

      꽃신

      파워플레이

      타이밍

      심장을 베다

      매혹의 밤

      열락의 침실

      피의 노래 바람의 시

      사랑, 박히다

       

      <출간예정작>

      꽃잎이 흩날리다

       

       

       

       

       

      (1)

      간신히 걸음을 옮기던 문원은 걸음을 멈추었다. 무릎에 난 상처도, 삔 다리도 괜찮았건만 눈앞이 자꾸 흐려지는 건 전혀 괜찮지 않았다.

      잠시 혼자 있고 싶다. 안채에 먼저 가 있어라.”

      다가오는 여리를 피해 문원이 고개를 숙였다. 어지간한 일에는 이제 담담해졌다고 생각했건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아진 것이 없었다.

      이보다 더 힘든 일도 잘 버텨 냈는데도, 내내 참았던 것이 한꺼번에 올라오듯이 서럽고 힘들었다. 터지려는 울음을 억지로 삼키며 문원이 입을 굳게 닫았다. 그녀의 반응을 보던 여리가 몸을 숙이고는 먼저 안채를 향해 움직였다. 홀로 남은 문원이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붉게 부어오를 정도로 입술을 깨물던 문원은 옷소매로 눈에 맺혀 있는 눈물을 닦았다.

      혼인만 해 준다면 죽은 듯이 살겠다고 한 사람은 자신이었다.

      원하지 않는 혼인을 받아들인 것만으로도 헌은 해 줄 수 있는 것은 전부 해 주었다. 이 상황에서 더 욕심을 내는 건 분명 문원이었다.

      하지만 죽은 듯이 살려 했던 일은 결심과는 다르게 생각보다도 힘든 일이었다.

      후우.”

      감정을 일방적으로 거부당하는 기분. 무너져 버릴 것처럼 휘청거리던 문원의 팔을 누군가의 손이 단단하게 붙잡았다.

      !”

      언제 또 왔는지 다가오는 기척조차 느끼지 못했다. 다만 냉정했던 평소와는 다르게 헌은 흐트러져 있었다.

      좀 전까지 그녀의 존재를 부정해 놓고는 또 왜 저런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죽은 듯이 있으래서 돌아가는 길이었건만, 왜 또 이렇게 붙잡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쏟아질 것처럼 가득 고여 있던 눈물을 문원이 다시 참아 냈다. 여인이라며 믿지도 않고 외면하는 그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또 하셔야 할 말씀이 있으십니까?”

      문원의 물음에도 헌이 노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없자 문원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저도 감정이 조금 격해졌나 봅니다. 혹여 불편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이만 가 보겠…… 아앗!”

      옆으로 피하려는 문원의 무릎과 어깨를 헌이 감쌌다. 헌의 품에 안긴 문원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문원을 안은 채 헌이 안채로 걷기 시작했다.

      부인. !”

      문원의 모습에 다가오던 여리가 헌을 발견하고는 몸을 숙였다. 안채까지 도착한 헌이 몸을 숙이자 문원이 얼른 빠져나왔다. 문원이 발을 절뚝거리자 여리가 한걸음에 다가왔다.

      의원을 보낼 테니 부인의 상처를 보이게 하라.”

      , 가주님.”

      상처가 완전히 낫기 전까지 부인께서 무모한 짓을 하시면 그때는 그만큼의 대가를 치를 것이다.”

      말을 듣던 문원이 항변하려는 순간, 서슬 퍼런 헌의 눈이 그녀를 향했다.

      안채에 얌전히 있으라는 생각은 변함없다.”

      헌의 말 한마디에 설렘으로 뛰던 심장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조금의 자비도 없는 저 차가운 눈을 보며 그렇게 살기 싫다는 말 따위 도저히 꺼낼 수 없었다.

      헌이 들어왔던 문으로 다시 나갔다.

      저 사람은 많이 어렵구나.”

      헌이 문원을 없는 사람 취급했었던 것처럼 그녀도 그를 향한 호기심이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무척이나 냉정하고 제멋대로인 사내구나.”

      부인, 가주님은 그게…….”

      그런데 저 사람은 보기 싫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또 해 주려고 하는구나.”

      그와 단둘이 있는 순간이 아직은 어색하고 불편했다.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려 하면 매섭게 쳐 내는 헌이 어려웠다. 그럼에도 피하기보다는 마주하고 싶어졌다.

      문원으로서는 참으로 생소하면서도 답을 알 수 없는 감정이었다.

      들어가자.”

      헌과의 약조를 지켜야 한다는 것도 알고, 이 상황에서는 죽은 듯이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헌은 안채에 얌전히 있으라고만 했을 뿐, 죽은 듯이 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니 더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2)

      당신이 내 삶에서 사라지지가 않아.”

      …….”

      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신을 잡아야 해.”

      그러지 말아요.”

      당신을 이해해. 하지만 나도 이제는 살고 싶어.”

      흔들리는 문원과는 다르게 헌은 차분하고 단호했다.

      차라리 아버지를 죽인 원수라며 헌을 미워했다면 이렇게까지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었다. 아낌없이 주는 연모를 마주하는 순간, 단단하게 붙잡고 있던 마음이 흔들렸다. 하지만 결심을 이대로 무너뜨릴 수 없다.

      가지 않아요.”

      어느새 문원이 단검을 꺼내 목에 갖다 대었다. 이기적이고 잔인한 선택이었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헌이 자신을 포기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다.

      그러니 이번만큼은 보내 주세요.”

      당신이 가면 홍염이와 여리의 목을 벨 거다.”

      무슨……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내쉬던 숨이 멈추었다는 것을, 가슴의 답답함으로 깨달았다. 헌은 빈말이나 거짓을 말하는 이가 아니었다. 무슨 소리냐며 물어보려는데 헌이 문원에게 다가왔다. 투툭!

      !”

      헌은 문원의 단검을 손으로 잡았다. 손을 붉게 물들이는 피에 문원이 비명을 질렀다.

      당신에게는 귀한 존재이지만 나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야.”

      …… 손부터 놓아요! 피 나잖아요!”

      놓으라는 말에도 헌의 손은 펴질 줄 몰랐다. 여리와 홍염으로 겁박한 것도 모자라 일부러 상처를 만드는 그를 어떻게 밀어내야 한단 말인가! 어떻게든 손을 펴려 했지만 문원의 힘으로 헌을 막는 것은 무리였다.

      바닥에 떨어지는 피가 점점 웅덩이가 되어 가자 결국 문원이 소리쳤다.

      갈게요! 갈 테니까 놓으라고요!”

      문원의 답을 들은 다음에 헌이 잡고 있던 단검을 떨어뜨렸다. 품에서 손수건부터 꺼낸 문원이 헌의 상처를 막았다. 피로 흥건하게 젖어 드는 손수건을 보던 문원이 소리쳤다.

      도대체 당신이라는 사람은 왜 놓지를 못 해요!”

      잊으려면 충분히 잊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상처뿐이었던 과거에 또 무슨 미련이 있다며 이렇게까지 하고 있다는 말인가!

      당신도 못 놓았잖아.”

      …….”

      예전의 헌은 문원이 무슨 말을 해도 외면하거나 차가운 말투로 냉정히 거절했었다.

      그랬던 사람이 그녀의 말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봐 달라며 상처 내고 있었다.

      홍염이와 여리가 잘못되었으면 난 당신 절대 용서 안 해요.”

      아무 짓도 안 했어. 나한테 둘은 아무런 상관도 없지만 당신에게는 귀한 존재니까.”

      …….”

      둘을 이야기하면 당신에게 틈이 생길 거라 생각했을 뿐이야.”

      문원의 약점으로 억압을 할 때는 언제고 또다시 그녀에게 자신을 봐 달라며 몸을 숙였다.

      헌 스스로가 생각해도 비겁했지만 이렇게라도 문원을 잡고 싶었다. 문원이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더더욱 그녀를 몰아쳤다.

      그녀의 세상에 자신만이 있기를. 이기적이고 옹졸한 집착이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전부였다.

      돌아가자.”

      그의 세상에 문원이 다시 들어왔다.

      이제는 그녀의 세상에 자신이 들어갈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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