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상품 상세 설명
* 2권 초판 사인 인쇄본 이벤트
[기다림의 끝] 2권은 작가님의 사인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
남부러울 것 없는 부와 명예,
자상하고 다정한 남편을 가진 행복한 백작부인 올리비아.
그러나 완벽한 가면 안쪽엔 절망으로 메워진 얼굴이 있었다.
아름다운 정부에게 밀린 허울뿐인 아내.
혹은 장난감. 집 지키는 애완견.
일생일대의 도박으로 죽다 살아난 그날.
그녀는 드디어 이혼을 통보했다.
“존경하는 백작님, 더는 당신께 기대하는 게 없습니다.”
“…….”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지요. 내가 그렇습니다.”
새장을 부수고 나와
떳떳이 홀로 서기 위하여.
“난, 내 자리를 찾으러 왔어요.”
![]()
이카넬
여운이 남는 글을 쓰고 싶은 작가.
제 책이 잠깐의 휴식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아이는.”
대답은 바로 돌아오지 않았다. 다시 물었다.
“죽였어?”
차츰 그가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했는지 야위고 창백했으나, 그의 표정은 무척 평온했다. 어느 쪽이든 같은 얼굴을 할 것이라는 걸 알았다. 다시금 물었다.
“아님, 아예 없었어?”
마디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숨이 떨렸다.
“아이는 처음부터 없었어.”
그가 대답했다.
“그 여자가 거짓말한 거야. 버려지기 전에 복수라도 하고 싶었겠지. 내 약점이 뭔지 알았으니까.”
손등에 소름이 돋았다. 레너한 하퍼와 헤더 제누아는 닮아 있었다. 그 지독한 이기심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강하게 깨물었는지 피 냄새가 났다. 레너한이 붕대가 묶이지 않은 손을 들어 내 입술의 피를 닦아 냈다.
그가 나를 불렀다. 리비.
동시에 거짓말처럼, 그의 한쪽 눈에서 눈물 한줄기가 떨어져 내렸다. 계산이라도 한 것처럼.
“네가 죽을까 봐 정말 두려웠어.”
“…….”
“인생에서 가장 큰 악몽이었어.”
낙원의 뱀처럼 속삭이는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도 귀를 막을 수도, 방을 박차고 나가 버릴 수도 없었다. 주인 없이는 움직일 수도 없게 길든 개처럼.
간신히 고개를 돌렸다.
“날 용서하지 못하는 걸 알아.”
“…….”
날 지긋이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집요하리만치 내게 집중하는.
“무릎 꿇고 빌라면 빌게. 바보 같은 나를 다시 받아 주면 안 될까? 남은 평생 네게 속죄하며 살게.”
귀를 막고 싶었다.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레너한이 꽉 움켜쥔 내 손을 잡고 손목에 입을 맞췄다. 그의 붕대에 밴 피가 내 손을 타고 올라올 것 같았다.
“한 가지만 물을게.”
열리지 않는 입술을 간신히 달싹였다.
“왜 하필, 그 여자야? 왜 헤더 제누아였어?”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정적 끝에 돌아온 대답은 짧았다.
“아직 말할 수 없어.”
역시 끝까지 내게 말할 수 없다는 거구나.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의 손을 뿌리쳤다. 레너한이 황급히 덧붙였다.
“모든 일이 끝나면, 너도 날 이해할 거야.”
전부 끝났다. 그의 간절한 목소리가 이젠 와 닿지 않았다.
“용서하지 못한다면 그때까지 기다릴게. 언제까지고.”
내가 기다렸듯이? 목을 조르는 듯한 압박감을 견뎌 내며 겨우 입을 열었다.
“……레너한.”
마지막으로 정말 궁금한 것이 남아 있었으나 차마 입 밖에 뱉어내지 못했다. 물어본다 해도 바로 말해 주지 않을 걸 알았다. 무슨 사연이 있었다 해도, 이미 깨져 버린 잔은 다시 붙일 수 없다.
“이번 일이 정말 단순 사고였던 거 같아?”
온기가 식어 버린 입술이 차가웠다. 손을 대면 동상을 입을 듯이 싸늘했다. 한기를 느꼈는지 레너한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 얼굴을 응시하며 차분하게 비수를 꽂았다.
“넌 날 이미 한번 죽인 거야.”

- | 상품 문의

- | 상품 후기

이미지 크게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