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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할 수 없도록》 출간 이벤트
1. 기간: 완전 소진 시까지
2. 내용: 초반본을 구입하시는 분들께 ‘책갈피’를 드립니다. (초판본 한정)
“보기보다 대담하네. 먹고 튈 줄도 알고.”
생면부지의 강욱과 윤은 폭설로 고립된 산장에서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기억을 남긴 채 헤어진다.
4년 후 우연히 재회한 두 사람은 다시 열락의 밤을 보내고,
강욱은 윤을 곁에 두려다 매몰찬 거절을 당하는데…….
“만날 생각도 없으면서 그날은 왜 찾아왔는데?”
“한번은 확인해 보고 싶었어요. 그때 그 사람이 진짜 당신이 맞는지.”
“그때 산에서 뒹군 놈이 나였나……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근데 왜 싫다는 건데. 설마 해 보고 나니까 별로였어?”
“……네. 별로였어요.”
뻔한 거짓말을 하는 그녀를 어쩐지 곤란하게 만들고 싶어졌다.
“못 믿겠는데.
그 별로인 놈 등이 할퀸 상처 때문에 아직도 엉망이라서 .”
오기가 발동하는 순간, 지독한 열병은 시작되었다.
서정윤
서두르다 넘어진다. 천천히 가자.
건물 앞에 멈춰 선 차에서 한 남자가 내리는 게 보였다. 그가 누구인지 알아본 윤의 눈이 커졌다.
“퇴근이 늦네?”
이강욱, 그 남자다. 대체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걸까.
“여긴 어떻게 알았어요?”
윤의 물음에 그가 대수롭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였다.
“뭘 그렇게 놀라. 집 하나 찾아내는 게 뭐 대수라고.”
차 문을 닫은 그가 비스듬히 기대어 서더니 윤을 바라보았다.
“대단한 능력이시네요.”
“비꼬는 취미가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좀 별로네.”
윤은 그를 올려다보았다. 깔끔한 슈트 차림에 단정한 헤어스타일. 주머니 속 담배를 꺼내 입술에 무는 모습을 지켜보던 윤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괜한 짓을 했다는 뜻이에요.”
“원래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파게 마련이지. 그러니 괜한 짓이든 뭐든 내 쪽에서 해야 하는 거겠지?”
“…….”
“아닌가?”
그가 내뿜은 연기가 바람을 타고 흩어졌다. 비구름을 몰고 온 습도가 높은 바람이었다.
“분명히 기다린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 시간까지 안 한 거 보면 나한테 전화할 생각은 전혀 없었던 것 같고.”
“이미 할 말은 다 한 것 같아서요.”
“내가 별로였다는 거짓말?”
그가 사무실에 찾아왔던 몇 시간 전부터 계속 생각했었다. 다시는 이 남자와 얽히고 싶지 않다고. 현재진행형이 아니라 그냥 이대로 과거가 되어 줬으면 좋겠다고.
윤이 대답하지 않자 강욱이 표정을 찡그리더니 좀 더 가까이 다가왔다. 코앞까지 다가와서야 걸음을 멈춘 그에게선 위험한 향기가 났다. 보통의 남자에게선 느껴지지 않던 위험한 향이 물씬 풍겨 오자 윤은 저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왜 이러는지 모르지만 좋지 않은 징조였다.
“나한테 왜 이래요?”
피곤한 목소리로 묻자 강욱의 미간이 좁아졌다. 뭔가를 찾아내기라도 하려는 듯 집요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그가 한참 만에야 물었다.
“그날. 찾아왔던 진짜 이유가 뭐야?”
“…….”
“확인해 보고 싶다고 했었지? 대체 뭘 확인해 보고 싶었던 건데. 감정? 아니면 욕망? 그것도 아니면 진짜 그냥 한번 해 보고 싶어서?”
“그냥 복합적인 거라고 대답해 두죠.”
“복합적이라…….”
곱씹듯 중얼거린 강욱이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근데 왜 싫다는 거야. 막상 해 보니까 별로였다?”
“…….”
윤의 침묵에 강욱이 피식 웃었다.
“보기보다 대범하네. 먹고 튈 줄도 알고.”
강욱의 말에 윤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아요.”
“그런 식이라니? 사실 아냐? 내가 꼭 농락당한 기분이거든.”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해요.”
윤은 주머니 속에 들어 있던 소화제를 꽉 움켜쥐었다. 가뜩이나 체해서 불편한 위장이 뒤틀리는 느낌이다.
“얘기 끝났으면 먼저 들어가 볼게요. 몸이 좀 안 좋아서요.”
“도망치게?”
강욱이 말하며 몸을 가까이 했다. 키스라도 할 듯 가까워진 거리에 윤이 저도 모르게 뒷걸음치자 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몸이 안 좋다는 사람이 술 마셨나 보네. 아니면 좀 그럴싸한 거짓말을 하든가.”
“…….”
비아냥거리는 듯한 강욱의 말투에 윤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강욱 씨.”
그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제 와서 뭘 어쩌겠다고.
“혹시 나한테 관심이라도 생겼어요?”
윤의 물음에 강욱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지나가는 차량 불빛이 그의 눈빛에 반사되었다. 그건 마치 사냥을 앞둔 짐승의 것처럼 빛나고 있었다.
“아니라고는 못 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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