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싶다면 서명해요.

이득을 위해서라면 오랜 친구를 속이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냉혈한 하비에르. 그런 그의 앞에 몇 달 전 함께 하룻밤을 보냈던 여성, 소피 존슨이 나타난다. 갑작스러운 등장에 영문을 묻는 하비에르에게 그녀는 자신의 임신 소식을 알리는데….

미셸 스마트

미셸은 아기 요람에 있던 아주 어린 시절부터 책을 사랑해 왔다고 말한다. 모든 장르의 책을 가리지 않고 탐독하지만, 그중에서도 12살 때 처음 읽은 로맨스 소설에 최고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미셸. 그런 미셸이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로맨스 독자들이 그녀의 책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마치 그녀가 그랬듯이!

“할 말이 있어요.”

“지금은 대화를 나눌 때가 아니에요.”

소피는 그가 가장 피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하비에르는 소피를 지나치며 그녀의 요구를 묵살했다.

“이만 실례.”

두 걸음도 채 떼기 전에 소피가 입을 열었다.

“중요한 얘기예요.”

“왜 지금이죠?”

하비에르가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며 물었다.

소피는 흔들림 없이 그를 바라봤다.

“당신이 날 대하는 걸 보니 과연 날 만나려고 할지 당신을 믿을 수 없었으니까요.”

하비에르의 얼굴이 움찔거렸다.

“내 아이를 가졌어요?”

“그래요, 우리 아기가 태어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