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기가 아니에요.

알렉산드로와 건조한 결혼 생활 중인 옥타비아. 만삭인 그녀는 신혼 때와 달리 무심해진 남편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지독한 진통 끝에 무사히 출산을 마친 그녀는 아이를 받아 든 순간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는데….

다니 콜린스

고교 시절에 로맨스 소설의 즐거움을 발견한 다니는 로맨스 소설을 쓰는 일을 하려면 어떤 훈련을 받고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하는지 궁금해했다. 그리고 로맨스 소설 작가라는 드넓은 세계에 편입하고자 거의 20년을 노력했다. 자녀 둘을 낳고, 첫 번째 자녀가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 할리퀸에 응모한 그녀는 마침내 오랜 꿈을 이루고 로맨스 소설 작가가 되었다!

앙증맞은 신생아 모자 아래로 매끄러운 검은 머리칼이 보이는 아주 잘생긴 아기는 꼬물꼬물 사랑스럽기만 했다. 있는 듯 없는 듯 희미한 눈썹과 속눈썹, 납작한 코, 그리고 우스꽝스럽게 찌푸린 표정.

그런데….

등줄기를 타고 기이한 느낌의 냉기가 쭉 흘렀다.

아기는 사랑스럽고 매우 귀여웠다. 마음이 녹아내릴 지경이었지만 아기가 젖가슴에 파고들 때 느낌은 뭔가 이상했다.

이에 그녀는 임신 기간 내내 느낀 감정을 다시 일깨워 줄 뭔가를 그 작은 얼굴에서 찾으려 애썼다. 아기랑 하나로 연결된 느낌을 줄 뭔가를. 영원한 끈을.

하지만 그런 건 없었다.

뭔가 잘못됐다. 아기가 점점 더 자지러질 듯 울어서 마음이 아프긴 했지만 아기에게서 자신의 흔적을 찾을 순 없었다.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아기는 그 작은 등을 한껏 휘고는 맹렬하게 귀에 거슬리는 울음을 토해 냈다.

아기한테 젖을 물리고 싶은 마음과 달리 다른 말이 툭 튀어나왔다.

“이 아기는 내 아기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