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로 놀라면 안 되지. 마저 보도록 해.”
주하의 비릿한 웃음에 던져진 서류를 훑어보던 민영은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실제 돈을 빌린 사람과 동일하게 돈을 갚아야 하는 의무를 지닌 보증인 란에도 그녀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 앤 아직 학생이란 말이에요!”
“요즘 대학생이 술집에서 인기가 좋다고 하더군. 술을 따르든 몸을 팔든 무슨 짓을 해서라도 내 돈을 갚아야 될 거다.”
민영이 비열한 웃음을 띠고 있던 주하의 뺨을 올려붙인 것은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야비한 자식! 누가 돈 안 갚는다고 했어? 갚는다고, 갚아. 조금만 시간을 달라는데 그것도 못해 줘?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우리 연애하자.”
“병원에 입원해 있더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방금 전에는 나보고 애라더니 이제는 연애를 하자고요?”
“농담 아니야!”
그녀의 심장이 거센 폭풍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주친 그의 진지한 눈빛은 지금 이 순간 그가 진심을 말하고 있음을 알려 주었다.

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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