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윤재인.

12년 전, 두꺼운 안경에 젖살도 채 빠지지 않은 볼을 출렁이며 나간 미팅 자리에서 그녀는 완벽하게 폭탄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는 잘나가는 디자이너일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까지 겸비한 완벽한 커리어우먼인 그녀.
그녀 앞을 막을 사람이 누구일쏘냐! 다 덤비라 그래!

그 남자, 정승원.
12년 전, 술집에서 홀로 친구를 기다리던 그에게 갑자기 날아온 폭탄은 진한 키스 한 번에 그를 매료시켜 버렸다. 그녀의 입술과 향기에 취한 그는 그 짧은 만남 이후로 계속해서 그녀를 찾아 헤맸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얼음 마녀로 둔갑한 그녀를 찾아 냈다.
각오해! 기다리게 한 값은 톡톡히 치르게 해 주겠어!

전혜진
pinehill05@yahoo.co.kr

순수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까칠한 30대.
‘바람난 여자’, ‘이대팔 교수의 연애학 개론’, ‘푸른수염과 사랑에 빠지다’, ‘팥쥐의 연인’, ‘옹주님 우리 옹주님’, ‘은주를 지켜라’ 출간.
곧 ‘내 인생의 히어로’, ‘눈물 젖은 삼겹살’, ‘내기신부’, ‘新 시집가는 날’, ‘나지두 양 서울 상경기’ 등을 출간할 예정.

현재 http://www.endllessloves.co.kr에 상주하고 있으며 그 외 신영미디어, 로망띠끄에 함께 연재하고 있다.

▶신영미디어에서 출간한 작품
은주를 지켜라

▶책 속에서

“너, 인생 그렇게 살면 못쓴다. 나처럼 고생고생해서 올라간 사람 밟고 서는 거, 그럼 안 되는 거야. 알겠니? 이 기생오라비야. 이 쉐이, 너, 왜 그렇게 사니?”
이 쉐이? 승원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재인을 바라본 순간 그녀의 손바닥이 머리로 날아왔다.

“야, 멀 꼬나보니? 꼬와? 눈 깔아…….”
기가 막혀서……. 정말이지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웃어? 누님이 말씀하시는데 웃었어? 야, 정. 웃었단 말이지?”
그녀의 밑에서 일하는 디자이너 부르듯 재인이 그의 성만 부르며 눈을 부라렸다.

“너, 재수 없어. 혼내 주기엔 너무 잘생겨서 아깝단 말이지.”
그녀가 중얼거리며 느닷없이 그의 뺨에 손을 가져갔다. 대체 뭘 하려고 그러나 싶어 승원은 몸을 경직시키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음 순간 그녀가 그의 무릎에 올라왔다.
승원이 몸을 뒤로 빼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 그녀의 두 팔이 그의 목에 감기고 뜨거운 그녀의 시선이 그의 입술에 닿았다.

“이거, 내일 술 깨면 민망해서 어쩌려고 이러시나?”
입가에 재미있다는 미소를 띤 승원이 되묻고 있었지만 그의 시선 또한 욕망에 사로잡힌 채 그녀의 입술에 닿아 있었다.

마치 그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재인은 가득 차 있는 승원의 술잔을 집어 들더니 또다시 한 입에 털어 넣었다.

“이젠 아예 기억이 안 날 거야…….”
그녀의 입술이 곧바로 그의 입술로 내려앉았다. 그와 동시에 그의 코끝에 그를 자극하는 어떤 향기가 스며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