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혐의를 받고 있는 젊은 호텔 회장과

그를 수사하는 강력계 소속의 불 같은 형사.

수사관과 용의자로 만난 두 남녀는 눈이 마주친 순간부터

천적처럼 서로를 못 잡아 먹어 안달인데…….



-최승겸, 모든 게 거슬리는 남자.

거슬린다, 저 남자.


거대한 규모의 호텔체인 회장인데다가, 유명 연예인이나 돈깨나 쓴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고급 바까지 소유한 주제에 겨우 삼십대 중반밖에 되지 않았다. 그뿐인가?

조직 폭력배를 연상시킬 법한 짧게 깎인 머리카락조차 잘생긴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는 것과,

고가임이 분명한 몸에 딱 맞는 검은 검장과 맞춰 입은 안의 흰색 드레스셔츠가

너무도 잘 어울린다는 것 등등 남자의 소소한 것들 하나하나가 모조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혜진은 이 남자에게 끌리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이 남자가 쉼 없이 뿜어대고 있는 성적인 자극에 스스로도 놀랄 만큼 강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나한테 관심 있잖습니까.”

유력한 용의자에게 끌려선 안 된다, 조혜진은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



-조혜진, 다혈질에 대담할 만큼 솔직한 여자.

그를 쫓는 강력계 형사.


“저기요, 최승겸 회장님. 내가 당신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아니면 이 잘난 경찰 노릇

하는 데 지장 있을까봐서 당신한테 꼬박꼬박 존댓말 쓰면서 굽실거리는 줄 알아?”

그녀는 바를 다 때려 부수기라도 할 듯 격하게 분노를 뿜어내고 있었다.

“권민정이 어디로 빼돌렸어요?”

“직접 알아봐. 그게 당신 할 일이잖아.”

도화선에 불이 당겨진 듯 그녀는 움켜쥐고 있던 주먹을 휘둘렀다.

생각보다 훨씬 단단한 주먹이 턱을 치고 올라갔고, 남자의 얼굴이 반대쪽으로 획 꺾였다.

“조혜진 형사.”

스스로 듣기에도 음산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조혜진 형사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그가 목을 조를 거라 생각했는지 조 형사의 눈에 본능적인 공포의 색이 스치고 지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그녀의 눈빛은 다시 그를 죽일 듯 쏘아보기 시작했다.

투지에 불타는 그녀의 눈이 마음에 들었다.

“조혜진 형사, 미안하지만….”

“뭐가 미안….”

그는 조 형사가 시끄럽게 더 쫑알거리기 전에 창백한 그녀의 입술을 그대로 막아버렸다.

손미혜

가정과 대한민국 그리고 전 세계의 평화를 소망하며,

평범하고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소시민.

현재 작은아씨들www.cuteluv.net과 피우리넷에 서식 중.

출간작

[나를 미치게 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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