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나라 황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하는 필수 지침이 있었다. 궁 안에서 현비를 보면 무조건 피해 가라!

자질이 부족한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고, 투기는 기본에다, 그 악랄하고 잔인한 성정에 당한 사람은 두 손으로 다 꼽을 수 없을 정도.
설명할 필요도 없을 만큼 잔혹한 행동으로 악명을 떨치는 현비 개리.
하지만 서슴지 않고 행하던 악행들의 목표는 단 한 가지뿐이었다.

바로 은왕제 언의 황후가 되는 것!

윤태루

B형. 전형적인 B형 특유의 성격의 소유자. 취미는 햇빛 아래 멍하게 서 있기. 또는 어두운 곳에서 멍하게 앉아 있기. 월계라는 필명으로 잔혹하게 사랑하라, 지옥으로 떨어지다를 완결하였으며, 현재 열중이라 쓰고 빠졌다고 읽는를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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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발표 작품
결혼 - 늦은 용서 (NaVie No. 3)

1권

“하아? 황후 자리는 코앞?”

언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표정으로 돌아보자 개리는 민망하지도 않은지 사락사락 걸어와서는 탁자의 의자를 빼 놓았다.

“앉으시지요, 폐하.”

“지난번에는 백 보라더니 그새 코앞까지 왔더냐?”

“그 새가 5년이었습니다.”

개리는 언을 똑바로 응시하며 아주 잠깐 원망을 내비쳤다.

“네가 나를 원망할 처지더냐?”



2권

더 이상 황후 자리를 비워 둘 수는 없었다. 대신들은 현비인 개리를 적극 추천한다.
하지만 정작 황제인 언은 개리가 꼴도 보기 싫을 정도로 끔찍했다. 아비는 은나라의 덕을 대표한다 소리를 들을 만큼 훌륭한 인품으로 칭송받고 있건만, 어찌 하나뿐인 딸 개리는 고 모양 고 꼴인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제위를 물려주고 떠나 버린 아비의 말이 언의 발목을 붙잡았다. 정녕으로 사랑하는 여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개리를 황후로 맞으라고.

“분명 말하였지, 언제든 황후 자리는 바꿀 수 있다고.”

조금도 더럽혀지지 않은, 지나치게 새카만 눈동자가 언의 입술에 고정되지 못하고는 세차게 흔들렸다.

“네게는 황후의 자질이 없다.”

고요히 뱉어져 나온 말에 깃들어 있는, 이미 확정이 되었다는 기운에 개리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야 말았다.

“네게는 과분한 것이었음을 이제는 확실히 알았다.”


3권

언제나 언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개리.
현비 자리에서 폐위되고, 궁 밖으로 쫓겨난 이후에도 언젠가는 궁으로, 언의 옆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랬기에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언은 다른 이를 황후로 맞을 거라 하는데…….

“너를 부를 것이다. 네게 괜히 어마마마의 팔찌를 준 것이 아니다. 허나,”

결국 개리가 바라던 답이 나왔다. 하지만 전혀 내키지 않는 단서를 붙인 채였다.

“그 모든 일은 황후 책봉이 끝난 후의 일이다.”

유난히 단어 하나하나가 느리게 들려오는 것이 착각이 아니라면, 언이 일부러 천천히 말하고 있는 것일 테다. 불러는 줄 것이나, 황후 자리는 아니니 오해 말라는 확고한 뜻이었다.

“황후가 아니라면 더 이상 궁에는 제 자리가 없습니다.”

- 본문 내용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