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성적 만족감을 못 느낀 남자는 젊고 탱탱한 새 여자를 찾았다.
아내는 따뜻하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 주었고,
새 여자는 스릴감 넘치는 사랑을 일깨워주었다.

“희재야, 나 돌아온다. 기다려. 남자는 외도를 해도 돌아오게 되어 있어.
우리한테는 아이가 있잖니.”
남편의 말은 그녀에게 더한 수치심을 안겨 주었다.
얼음이 꽉 들어 찬 냉동고에 갇힌 것처럼 살을 에는 냉기가 그녀를 휘청거리게 했다.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안 그녀가 운다.
몰래 키운 사랑, 기회가 온 걸까?

마승리

요즘 읽는 책: 오다노부나가, 제갈공명, 밀리언달러 초콜릿
주로 마시는 차: 커피
근황: 마감하면서 책 보고 드라마 보고 가끔 지인과 함께 혼합 술 마시기
앞으로의 계획: 마감, 마감, 마감!

“내 앞에선 얌전한 척하면서 뒤로는 호박씨를 깠구나. 너 아주 웃기는 여자야.”
“아니라고 했잖아요!”
“잤어? 낮에 둘이서 외곽의 모텔에 갔어?”
“여보!”
“저 녀석은 네가 좋대? 안을 만하대? 나한테는 뻣뻣하고 수줍어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만 보이던데. 저 새끼하고 할 땐 확 달라지냐?”
“그건 당신이나 그렇겠지! 난 결백해요. 나한테 당신의 잘못을 뒤집어씌우려고 하지 말아요!”
“이혼하자.”
“뭐라고요?”
“이혼해. 너하고 더러워서 못 살겠다.”
재수는 기다렸다는 듯 악담을 퍼부어댔다. 그도 희재가 다른 누군가와 바람을 피울 사람이 아니라는 걸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이혼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소이가 떠나는 건 원치 않았다.
“아침엔 기다리라며? 당신 너무 웃긴다.”
“꽃님이는 내가 키운다.”
“웃기지 말아요! 그리고 난 이혼 같은 건 안 해! 꽃님이는 아빠가 있어야 해요. 이 집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고요!”
“답답하게 굴지 마. 너도 아까 그 자식하고 사는 게 편할 텐데?”
희재는 눈앞이 컴컴해져 그대로 쓰러져 앉았다. 왜 이렇게 상황이 좋지 않게만 급진전되는 건지,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날아드는 주먹에 맞아 이리 휘청, 저리 휘청거리게 된다. 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눈물만 흘리던 희재는 안되겠다 싶어서 재수의 다리를 잡고 애원했다.
“여보, 그러지 마. 나야. 당신 아내잖아. 알잖아, 내가 당신 말고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잖아!”
“너도 나처럼 뒤로 호박씨나 깠을지 누가 알아!”
“안 돼, 이혼은 싫어. 그건 싫어. 꽃님이랑 숨죽이고 살게. 당신이 그 여자하고 뭘 하든 상관없어. 그러니까 제발, 이혼하자는 말은 그만 하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