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을 가둬버린 권찬희.

“열두 살 때부터 내 인생엔 늘 기준이가 있었어.
털끝 하나 안 보고 살던 3년 동안에도 기준인 내 인생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내 뇌 속에, 가슴 속에 기준이가 없이 살아본 적이 없단 말이야.
미울 때도 그랬고 원망스러울 때도 그랬어. 항상 내 안에 있었어.
그런데 어떻게 끝나. 어떻게 헤어져.”



“대체 날 왜 사랑하는 거야?”

정말 모르겠다는 얼굴로 묻는 찬희를 향해, 기준이 툴툴거렸다.

“차라리 밥은 왜 먹고 숨은 왜 쉬는지 물어봐.”


일기일회一期一會.

그에게 있어 찬희는 일기일회였다.
남자로서 가질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누가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갇혀버린…….


-찬희에게 갇혀버린 한기준.

"열여덟 살 때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넌 내 각시였어.
꿈에서도 너 아닌 사람과의 미래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왜냐고, 어째서냐고 묻지 마. 나도 설명할 수 없으니까."


-기준을 가둬버린 권찬희.

“열두 살 때부터 내 인생엔 늘 기준이가 있었어.
털끝 하나 안 보고 살던 3년 동안에도 기준인 내 인생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내 뇌 속에, 가슴 속에 기준이가 없이 살아본 적이 없단 말이야.
미울 때도 그랬고 원망스러울 때도 그랬어. 항상 내 안에 있었어.
그런데 어떻게 끝나. 어떻게 헤어져.”



“대체 날 왜 사랑하는 거야?”

정말 모르겠다는 얼굴로 묻는 찬희를 향해, 기준이 툴툴거렸다.

“차라리 밥은 왜 먹고 숨은 왜 쉬는지 물어봐.”


일기일회一期一會.

그에게 있어 찬희는 일기일회였다.
남자로서 가질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

황진순


[로즈마리] [여동관과 남수라] [달콤하게 키스해줘]

[라면과 스테이크] [반지] [몸살] 출간.


작가연합 ‘깨으른 여자들’ 에 머물며

라면과 스테이크와 몸살의 연작인 [사랑은 장마다] 연재 중.

“나는 네가 어쩌다 나 같은 애를 사랑하게 됐는지 모르겠어. 대체 날 왜 사랑하는 거야?”
정말 모르겠다는 듯, 심각하기 그지없는 찬희의 물음에 기준의 이마가 구겨졌다.
그 역시 그녀를 왜 사랑하는지, 어째서 사랑하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설명을 한단 말인가.
어쩌다보니 사랑했고, 그냥 사랑했다. 그를 이루는 세포 하나하나까지 그녀를 사랑했고,
그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조차 그녀를 사랑했다.
나무에 열매가 열리고 화초에 꽃이 피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런 감정이었고,
하늘에 구름, 바다에 파도처럼 그에겐 권찬희다.
자연의 이치와 다를 바 없는 그 감정을 대체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기준은 툴툴거렸다.
“차라리 밥은 왜 먹고 숨은 왜 쉬는지 물어봐.”


일기일회一期一會.
그에게 있어 찬희는 일기일회였다. 남자로서 갖는 단 한 번의 기회.
지난 시간동안 찬희 아닌 여자가 있었던 적이 없었고, 또 세월이 얼마가 지나든 간에
그녀 말고 다른 누군가가 있을 수 없고, 앞으로 남은 평생도 마찬가지다.
그런 그에게 미래 어쩌고 하는 찬희의 말은 별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그래도 마음은 찢어졌다. 그녀가 용서할 수 없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현실에 직면할 때마다 심장을 도려내는 것처럼 아팠다.
아무렇지도 않은 말짱한 얼굴로 아침을 맞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도망을 쳤고,
며칠 전에 태산으로부터 다음 달에 은정의 둘째아이 돌잔치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그날이 되기만을 기다리던 참이었다.
늘 그랬듯, 몇 안 되는 친구들의 경조사엔 그도 또 찬희도 빠지는 법이 없으니까.
그런데 그녀가 서울에 나타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