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하우스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서게 된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다.

그는 집이란 여자의 몸속이라고 여겼다.
남자가 그 안에 들어갔을 때 따뜻하게 감싸 줄 수 있는 곳이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과 여자가 어울려야 했는데 그는 여태껏 그런 집을 만들지도,
그런 여자를 만나지도 못했었다.
이안을 만나기 전까지는.

유현옥

출간예정작 <그대가 바라는 사랑>
현재 <검의 환생> 연재중.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분명히 말했어. 아무데도 가지 말라고!”

만약 이대로 그녀를 보내면 다시는 찾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이 들었다.
그는 그녀를 쏘아보지만 그의 눈동자는 불안해하고 있었다.

“내 자궁 속에 당신의 아이가 있을 거라고 했지?”

“난 한 번도 배팅에서 져 본 적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어려운 게임일수록 더 정확하지.”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어?”

“사랑을 나눌 때 당신의 질이 엄청나게 조이면서 수축했거든.”

“그거라면 걱정 마. 아무런 책임도 느끼지 말고.”

그녀의 얼굴에서 한없는 공허함을 발견한 그의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알 수 없는 불길함과 죄책감이 그를 엄습하였다.

“내가 왜 내가 여자가 아니라고 한 줄 알아?”

“말하지 마.”

그녀의 말을 필사적으로 막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조용히 대답하였다.

“난 아기를 가질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