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윤.”

“네?”

“너 왜 이렇게 귀엽냐.”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자신을 오롯이 바라보며 하는 강우의 말에 도윤의 볼이 발그레해졌다. 강우는 도윤의 볼을 깨물고 싶은 욕망을 꾹 참았다.

“이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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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전히 웃음이 가득 배어 있는 목소리로 말을 계속 이었다.
“그냥 넌 내가 주는 것만 받아. 지금은 그거면 돼. 음, 나중엔 더 바랄지도 모르겠다. 네게 다른 남자가 꼬리친다면 굉장히 짜증스러워지겠고, 네가 나 아닌 다른 놈팡이와 눈이 맞아버린다면 굉장히 성질나겠지만 다른 남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내가 주는 거 일단 거부하지 말고,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받아. 그러다가 내가 좋아지면 그때 네가 말해주면 돼, ‘강우 선배, 사랑해요. 사랑하고 있었어요’라고.”
“풉.”
“생각보단 쉽지?”
입을 가리고 순정만화 속 여고생처럼 부끄럽게 말하는 시늉을 보이는 강우 탓에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던 얼굴을 하고 있던 도윤은 웃음이 터졌고 그도 픽 하니 웃었다.
강우는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연신 벙글거리는 얼굴로 계속 말했다.
“나중에 말하기 정 부끄러우면, 신호를 만들까? 말해줘, 하는 표시로 네 입에 두 손으로 이렇게 야호 표시를 만들면 내가 한 번 더 말해줄게. ‘우리 연애할래?’라고.”

전형적인 B형으로, 절세미인… 이고 싶은 여자.
환상 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망상하는 것을 즐기는 여자.

로망띠끄와 작가연합 네이버 카페, ‘오아시스를 찾다’에서 활동 중.

출간작

「그대를 사랑합니다」-전자책
「봄의 노래」-전자책
「초콜릿처럼」-전자책

출간 예정작

「나를 사랑해줘요」-전자책
「바람꽃」-전자책

“뭘 그렇게 넋 놓고 바라보고 있냐?”
“……!”.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온 손님의 존재도 잊고 동공이 풀려 몽롱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던 강우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찌른 재욱은 강우 몰래 피식 웃었다. 자신이 좀 전에도 그렇게 눈치를 줬건만.
모든 면에서는 똑똑한 이 녀석은 EQ만큼은 떨어지는 모양인지. 이렇게 홀린 듯 도윤을 바라보면서도, 기어이 도윤을 좋아하는 게 절대 아니라고 발뺌을 하는 이강우 너는 정말로 네 맘을 모르기에 몰라서 모른다 하는 거냐, 아님 애써 모르는 척 하며 무시하는 거냐?
손님의 주문을 한차례 받고나서도 또 홀린 듯 도윤을 바라보고 있는 강우의 모습이 꽤나 우스웠다.
사실, 가끔 도윤이 뭔가 생각에 잠겨 잔잔한 미소를 띠고 있는 얼굴은 상당히 예뻤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얼굴이라기보다는 그녀에게서 풍기는 분위기. 그런 도윤에게서는 마치 따스한 봄날의 햇살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고, 역시 봄날의 향긋한 꽃향기가 이는 것도 같아 재욱 역시 그런 도윤을 보고 있자면 마음 한켠에 연둣빛 봄바람이 부는 것 같기도 했다. 도윤은 하루가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아름다움이 짙어지는 그런 사람이라는 걸 재욱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강우처럼 저렇게 정신 놓고 헤벌쭉 되지는 않는단 말이다. 자신이 도윤을 좋아하면서도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녀석이 친구로서 얼마나 안타까우면서 또 재미있는지. 그런 강우는 꼭 어린애 같기만 했다. 좋아하는 여자애를 좋아하는 줄도 모르고 마냥 괴롭히고 끝내는 울려 버리는 못된 심보를 가진 일곱 살짜리 사내아이.
녀석은 언제쯤 제 마음을 알게 되어 어른이 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