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기다려 온 그 감동!
작가 이지환님의 운향각 이야기 - 흑린화

상처가 짓이겨지고 곪아터져도 아무런 소리도 지를 수 없었다.
살부살모(殺父殺母). 짐승의 가문에서 태어나, 오직 그녀만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파서 스스로 부모의 목줄을 끊게 만들었던 그 저주받은 가문의 올가미를 뜯어내버렸다. 하지만 정작 애초부터 그녀는 온전히 그의 것이 아니었다.

오직 전지전능한 신(神)의 소유물이었을 뿐.

“악한 집안의 선근(善根)을 한 몸에 지닌 자. 죽임을 당하고 버림받았지만 다시 돌아와 검은 집에 불을 켜 주어 할 자. 제가 죽어, 남을 살릴 바리데기라. 강목, 네가 사랑하는 여자, 네 세상 전부인 연인이 바로 그 사람이로구나.”

****** 운향각 이야기 2화 공지사항 ******
기존에 출간되었던 [운향각 이야기-매영지애(梅影之愛), 안개의 덫] 1, 2권을 읽지 않으셨다 해도, 새로운 주인공들이 풀어나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무리 없이 읽으실 수 있는 스토리입니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배경이 [운향각]이기에, 시리즈 타이틀로 출간되었을 뿐임을 알려드립니다.

이지환

읽고 쓰는 즐거움에 미친 사람

<그대가 손을 내밀 때>, <이혼의 조건>, <화홍>, <아사벼리> 등
크고 작은 작품을 꽤 출간함.
현대물과 고전물의 두 줄을 타고 종횡무진 누비는 중.

근작 <김치만두 다섯 개>가 KBS 드라마 ‘헬로 애기씨’로 제목 바꿔 방영됨.
조마간 방송을 탈 작품이 한둘 더 있는 듯함.

.로터스 시리즈 3부 <그대에게 나마스테>
.화홍 3부 <역천>
.아사벼리 이후 밝달나라 시리즈 2부 <청미래>
.봄날을 닮은 <날개달린 색동공룡은…….> 준비 중입니다.

강목이 신음하듯 속삭이고 있었다. 단순히 이름을 부른 것뿐인데 속에 담긴 간절함이
깊은 마음이 너무 사무쳐 심장이 욱신거렸다.

정현은 대답 대신 더욱더 깊이 그의 품 안으로 매달렸다. 하지만 허기를 달랠 수가 없었다. 갈증을 채울 수가 없었다.

서로의 몸에 닿은 손들이 뜨겁게 떨고 있었다.
떨림이 인다.
시선이 엉키는 순간, 격심한 풍랑처럼 욕망에 휩쓸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