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무슨 권리로 허락도 없이 그녀의 인생에 끼어들어
이런 분란을 일으키는 것일까? 대체 왜!
가영은 이를 으드득 갈았다.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그가 벌려놓은 이번 일, 꼭 책임을 물리고 말리라!

“오호~ 이게 누구십니까. 원. 시. 우. 씨? Welcome to come back home!”

아닌 밤중에 홍두깨, 문 한번 잘못 열었다가 봉변을 당한 남자가 있었으니, 연애는 못 해봤어도 교수 겸 사업가에 부족한 거 하나 없던 잘난 그 남자 원시우의 일상은 그날로부터 풍비박산, 사면초가, 원산폭격을 맞아버렸다.

자존심은 박살나고 억울해 죽겠는데 모든 일의 원흉인 그녀는 되레 큰소리. 게다가 눈 마주칠 때마다 시비 걸지, 먹을 것 가지고 구박하지…….
이렇게나 참독한 일은 난생처음인 시우였다.
미운 정도 정(情)이라고? 에라이, 미운 정 두 번 들었다간 사람 잡겠다!

……그런데, 그 여자가 왜 자꾸 눈에 밟히는 걸까?
그리고 김춘배? 이놈은 또 뭐야! 에비~ 그녀에게서 당장 손 못 뗄까!

이선혜

현재 개인 홈피 빈&집에서만 은둔 중
빈집주소 - http://cafe.daum.net/aromaria

종이책 출간작 : 카사노바&쇼걸, 회색겨울
전자책 출간작 : 절혼, 나쁜여자

왜 그와 부딪혔다 하면 싸움이 나는지 가영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현민의 얼굴은 잘 떠오르지 않는데, 좀 전까지 으르렁대며 싸우던 시우란 남자의 얼굴은 바로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웃기는 일이었다.

미운 정이 무섭다더니 바로 그런 것일까?
가영은 다시 시우를 떠올렸다. 순간 심장이 둥둥 북을 쳤다.

“아, 나 미쳐!”

가영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는 소리를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