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심장은 없다, 오로지 머리만 있을 뿐.
기업을 사고 파는 남자 남치우.
그에게 여자는 그저 육체적인 갈증을 해소하는 도구일 뿐, 언제든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는 쓰레기 같은 존재.

나로 인해 세상은 존재하고, 내가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
오로지 아름다움만 존재하는 성(城) 안에서 아름다움만 보고 자란 공주 여운수.
그러나 세상의 울타리였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하루의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비참해진 인생.
이제 자신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겉만 반지르르한 몸뚱이뿐.

여자란 그저 쓰레기라 생각하는 남자와
쓰레기 값으로 자신을 넘겨 버린 여자의 불꽃 튀는 대결.
오직 폭우(暴雨)만이 이 열기를 식혀 줄 수 있다!

서미선(닉네임 소나기)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을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세 남자와 매일 싸우는 게 하루 일과.

출간작 : <후견인>, <루비레드>, <잔인한 사랑>, <가면>, <카인과 아벨>, <부부>,
<지독한 거짓말>, <영원>, <남자는 도둑놈>, <빗나간 화살>, <디나>, <피의 베일>, <단, 하나!>, <넌 내게 지옥이었어>, <되찾은 약혼녀>, <광(狂)>, <데블>

[맛보기]

“날 먹고 싶어 하는 표정이군.”

“아…… 아니에요.”

“잊었군. 거짓말에 능숙하지 않아. 날 내어 줄 수 있는데…… 한번 시도해 보지 않겠나? 언제나 내가 먼저 널 잡아먹었잖아. 오늘 한번쯤 네가 날 잡아먹어도 될 것 같은데.”

은근한 유혹이 아닌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낸 그의 말투에 운수는 입술을 핥았다. 순간 그의 눈동자에 기다렸다는 듯 불꽃이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평소라면 벌써 자신을 안아 침대에서 가졌을 그였지만, 정말 지금만큼은 자신이 움직이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움직이지 말아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며 아직 채 다 푸르지 못한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환하게 드러난 넓은 가슴을 보며 까치발을 들었다. 그리고 그의 단단한 목에 두 팔을 감아 자신의 얼굴로 끌어당겼다.

“키…… 키스할래요.”

“마음대로 해봐. 내 욕망의 도화선에 지금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데 언제 펑 하고 터질지 몰라.”

“내가 그렇게 당신을 자극하나요?”

“최고로.”

- 본문 내용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