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감수해야 할 모든 짐과 고통은
몸 어디에도 매달 수가 없을 정도로 그녀는 나약한 존재였다.
그런 너에게 미친 듯이 너에게 전력 질주하는 내 마음을 어떻게 진정시킬 수 있을까. 널……, 갖고 싶어. 통째로 먹어버리고 싶어.

“그와 함께 있을 때, 모든 걸 잊게 돼.”
“무슨 말이야?”
“현실 감각이 통째로 마비되어 버리는 것 같아. 아픈 곳이 있어도 잊고, 힘든 고민이 있어도 잊고, 산더미같이 쌓인 일이 있어도 잊어버리게 돼. 현실이 아닌 것 같은 현실을 만들어주는 사람이야.”
“중병이구나.”
“아무것도 제어가 안 돼. 멈춰지지 않아. 계속 달리기만 해. 내 마음……,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 같아.”
“정아주,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다면, 조심 따위는 내던져버려. 영원이니 운명이니 이 세상에 없는 온갖 것들까지 다 믿으면서 당장에 동거든, 결혼이든, 임신이든 해버리라고.”
“미쳤어.”
“그런 거야. 사랑은 기다려주지 않아. 너, 그 남자를 좋아하고 있잖아.”
“그 사람……, 달콤한 지옥 같아.”


내 모든 미친 행동과 감정,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당신을 좋아해도 되나요.
아주의 가슴이 물었지만 남자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한소민

1981년 출생 처녀자리.
툭하면 넘어지고 허둥지둥대는 실수투성이.
타인에게 인색하고 스스로에게만 후한 모순덩어리.
일 년 내내 공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몽상가.
스치는 바람 한 점에도 회상에 잠기는 수도꼭지.
끝없이 무언가를 끄적이고 구겨버리기를 반복하는
진짜 작가가 되고 싶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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