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의 틈도 없이 밀착된 커넥션에서 느껴지는 남자의 체온과 리딩, 그리고 온화하지만 강력한 감정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호감……. 혹은 열정.
스텝, 컴어라운드 스텝.
스텝이 이어지면서 마주 잡고 있던 여자의 오른손은 어느새 남자의 목을 감싸고 있었고 여자의 등을 감싸고 있던 남자의 오른손도 아까보다 훨씬 강력한 의지로 여자를 감싸 안고 있었다.
더욱 깊게, 놓치지 않겠다는 듯 강하게 여자를 감싸 안고 있는 남자의 손의 느낌에 여자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춤으로 시작된 감정은 멈출 수 없는 불길이 되어 두 영혼을 휘감았다.

한무토 지음

추리소설과 스윙댄스에 빠져 있다.
다음 쪽 스윙 동호회에서 ‘레인레인’이란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로맨스, 추리, 판타지, SF를 아우르는 범장르적인 글쓰기를 고민하고 있다.

mu-to@hanmail.net

그때 그녀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았다. 가늘게 쌍카풀 진 눈이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자 두 사람은 눈을 맞추고 한참 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 주혁은 어쩐지 가슴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느낌이 흘러나오는 걸 느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순간 단전에서부터 무언가 알 수 없는 기분이 흘러넘쳤다.
마치 반사작용 같다. 어딘가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 이 눈동자를 보며 같은 기분을 맛보았던 것 같다. 기분이 좋았다.
자신도 모르게 살며시 미소를 지었던 것 같았다. 그때 그녀가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 한숨소리가 오버랩되며 어떤 장면이 그의 머릿속에 확 스쳐 지나갔다.
자신의 몸 위에서 안타까운 한숨 비슷한 신음을 흘리던 여자. 마지막 피치를 올리던 순간 들리던 꺼질 듯 가느다란 한숨 소리.
주혁의 눈이 뭔가를 깨달은 듯 퍼뜩 빛이 들어왔다.
그녀를 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났던 것이다.
그리고 이 감정이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