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해령 - 10년 동안 얼음에 갇혀 살았다.
차가움이 가득 차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가슴에 그로 인해 훈풍이 분다.
그를 만나며 표정 없는 밀랍 같은 얼굴이 깨어지며 서서히 고통이 가득한 표정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신을 만나면서부터 악몽을 꾸지 않게 됐습니다.’

정태혁 - 첫 눈에 그녀가 자신의 여자인 걸 알아버렸다.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그녀 때문에 나쁜 남자가 되기로 했다.
껍질을 깨고나온 그녀가 너무 아파서 대신 울어 버렸다.

‘당신 덕분에 내 인생 처음으로 내 자신이 작아 보였습니다.’

깊은 상처로 마음을 닫아버린 한 여자와, 누구에게도 진심으로 마음을 줄 줄 몰랐던 한 남자가 서로를 향해 다가가며 써가는 사랑이야기.

정휘

필명 : 기초작업

출간작 : 첫사랑/다시 시작된 사랑/ 진실, 내 어린 연인/ 그대만을 위하여.

출간예정작 : 히말라야, 그곳으로의 초대/인연...연인, Make my day등

태혁은 울음소리가 새어 나올까 두 손으로 입을 꽉 막는 해령을 와락 끌어안았다. 과거가 남긴 깊은 상처에 온몸을 웅크리고 떨고 있는 해령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 지독한 트라우마에서 가장 빠져나오고 싶어 했던 건 해령이 아닐까? 태혁은 멀어지라고, 고백하듯 자신의 모든 걸 털어놓는 해령의 말 속에서 제발 자신을 붙잡아 달라는 호소를 들었다.

“당신을 알게 된 게 얼마나 큰 행운인데 후회 따위를 하겠어요. 다 이해할 수 있다는 섣부른 위로 따위는 안 해요. 대신 옆에 있을게요. 당신 옆에서 그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줄게요. 그러니 제발 크게 울어요. 혼자 숨죽여 울지 말고, 크게 울어.”

“흐흑, 태혁 씨……으흐흑……나 무서워요. 난……행복하면 안 되는데……내가 우리 엄마 많이 아프게 했는데……끔찍해.”

“쉬, 쉬. 당신은 행복할 자격 충분해요. 지금까지 아프고 힘들게 산 것도 돌아가신 당신 어머니 많이 속상해하실 거야.”

태혁은 품안의 해령을 떼어내 그녀의 작은 얼굴을 무한정 적시고 있는 눈물을 두 손으로 정성스럽게 닦아냈다. 그리고 그녀를 데리고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 여전히 눈 한가득 눈물을 담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돌려 거울 속 자신을 드려다 보게 만들었다.

“지금 당신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아요? 까맣게 죽었던 눈동자에 반짝반짝 생기가 돌고, 무표정한 얼굴에도 표정이 생겼어요. 우는 것도 웃는 것도 다 좋아, 내 옆에만 있어준다면 말이야.”

-본문 내용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