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첫사랑을 사고로 잃고 심장을 굳혀버린 여자, 조여빈.
자신의 사랑은 독이라 믿는 그녀에게 봄 햇살같이 따뜻하고 밝은 미소를 가진 남자가 나타난다. 아무리 경계하고, 차갑게 외면해도 그는 태양이 되어 그녀의 마음을 비집는다.

“여기 와서 알았어요.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지. 이제 돌아가면 절대 당신 놓지 않아요. 어떤 시련이 닥쳐도 도망치는 일 따윈 없을 거예요.”,

첫사랑을 잃고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남자, 하진랑.
처음엔 첫사랑을 닮은 눈빛에, 다음엔 자신의 과거를 보는 듯 안쓰러워서, 또 그 다음엔…… 그냥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녀가 도망치지만 않는다면 아무리 외면하고, 거부해도 상관없다. 결국 찾아오게 만들 테니까.
“실패한 사랑은 한 번으로 족해요. 내 인생에 또 다시 실패하는 사랑은 없어요. 난 항상 여기 서 있을 테니 언제가 됐든 사랑으로 단단해진 심장 가지고 나에게로 와요.”

한결 같은 사랑으로 새로운 사랑을 완성시켜가는 남자의 사랑이야기
아프고 힘들었던 만큼 우리를 묶어 줄 사랑의 끈은 영원할 거예요!

이윤경

1%의 자질도 없으면서 100%의 노력만으로 따뜻한 글을 쓰고 싶은 여자.
가늘고 길게 보다 짧고 굵게 살고 싶은 여자.
활동 사이트 - 로망띠끄, 작가연합 카페 그녀들의 로맨스, 작가연합 사이트‘글쟁이 마을

이 북 출 간 작
「뚜벅이 벤츠에 낚이다」

출 간 예 정 작
「원점(原點)」

“와, 올라와서 보니까 더 좋은데요. 자, 올라와 봐요.”
눈앞으로 그의 손이 다가왔다. 그의 미소만큼이나 따뜻한 오후 햇살을 등지고 선 그는 자신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갑자기 연출된 상황에 여러 감정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뒤엉켰다. 난감함을 표하며 그의 손에 있던 시선을 천천히 위쪽으로 옮겼다.
‘망설이지 말아요. 당신만 용기내서 잡아 주면 돼요.’
그의 눈동자가 그렇게 속삭였다.
‘널 위해 한 번쯤은 욕심내.’
또다시 시작된 심장의 외침이 더욱 크고 강하게 그녀의 이성을 잠식시켰다. 멈춰 버린 이성에 그녀의 손이 그가 내민 손 위로 올려졌다. 잘했다 칭찬이라도 하는 듯 그가 그녀의 손을 맞잡아 꼭 쥐더니 이내 끌어 올렸다.
“와!”
“올라오길 잘 했죠?”
“네. 근데, 손은…….”
여전히 그의 손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있다. 절대 놓지 않겠다는 듯 그는 손안에 꼭 들어온 그녀의 손을 그대로 점퍼 주머니에 넣었다.
“내 손 대신 보낸 장갑 없으니까 지금은 내 손으로 덥혀 줄게요. 아니 이제부터 나랑 있을 땐 내가 항상 따뜻하게 해 줄게요.”
애일 듯했던 바닷바람의 차가움은 더 이상 차갑지 않았다. 주머니 속 그의 손을 타고 넘어 온 온기는 어느새 그녀의 온몸도, 심장도 그와 같은 체온으로 맞춰 가고 있었다.

“들어가요. 들어가는 거 보고 갈게요.”
몸을 돌린 여빈이 천천히 엘리베이터를 향했다. 뒤돌아섰음에도 여전히 그의 시선이 느껴졌다.
‘내가 정말, 당신을 욕심내도 될까요?’
이미 결론 나 있었지만 외면하려했던 마음을 조심스레 꺼냈다. 여전히 두렵고 불안했지만 그를 볼 때마다 마음은 조금씩 커지기만 했다. 같이 한 반나절 이상의 시간동안 이미 그를 욕심내고 있는지도 몰랐다. 뒤돌아보고 싶은 마음을 참으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순식간에 몸이 돌아갔다. 놀란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자 익숙한 향이 코끝에 닿았다. 자신을 감싸고 있는 팔에서도, 느껴지는 숨결에서도 그녀는 자신의 심장과 같은 소리를 내고 있는 또 다른 심장을 느꼈다.
“고마워요, 용기 내 줘서. 이제부턴 아픔도, 슬픔도, 기쁨도 나랑 같이해요. 뭐든 나눠 줄게요.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그의 온몸이 진심어린 고마움을 쏟아냈다. 정작 고마워해야할 사람은 고맙다 말도 못하는데, 외려 고맙단다. 여태 쏟아 준 관심도, 애정도 과하게 넘치는데 뭐든 나눠주겠다고 한다. 미안한 마음이 눈물로 변해 흘렀다. 그럼에도 어떤 말조차 할 수가 없었다. 목이 매여서, 고맙단 말로 표현하기엔 그 마음이 너무 넘쳐서.
안고 있던 팔을 푼 진랑은 정성스레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리고 두 손으로 그녀의 볼을 감싸고선 이마 위에 보이지 않는 입술 자국을 남겼다.
“잘 자요.”
어느 때보다 다정한 그의 목소리는 이마에서 느껴지는 입술의 온기만큼이나 한참 동안 그녀의 귓가에 메아리쳤다.